사상 첫 파업 앞둔 HMM…정부 “물류대란 막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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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해상노조 92.1% 파업 찬성
육상노조 찬반투표 30일 데드라인
노조 "사측 전향적 제안시 교섭 진행"
협상 여지 있어, 해수부 물밑 중재중
  • 등록 2021-08-25 오전 10:21:19

    수정 2021-08-25 오전 11:12:42

[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HMM(011200)이 사상 첫 파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정부는 파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물류 대란을 막기 위해 발빠르게 물밑 조율 중이다. HMM 노조 측이 파업을 결정하면서도 협상 여지를 열어둔 만큼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HMM 해상노조 단체사직서 제출...육상노조는 30일 투표


25일 HMM 해원연합노동조합(해상노조)에 따르면 지난 22일 정오부터 24시간 동안 전체 조합원 4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투표자 대비 92.1%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HMM 해상노조는 이날 단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단체 행위에 돌입한다. HMM 해상 노조원들은 세계 2대 선사인 스위스 MSC로 단체 이직도 고려하고 있다. MSC는 HMM 선원에 현재 연봉 대비 2배 넘는 규모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HMM 측은 “노조가 단체 사직서를 제출할 경우 물류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협상을 지속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46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포워드(Forward)호’가 부산항 신항 HPNT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사진=HMM)
노조가 파업을 하려는 것은 임금 때문이다. 회사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육상노조는 지난 6년간, 해상노조는 8년 동안 임금이 동결됐다. 해상노조는 이번에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 인상안을 사측에 제시했지만 절충안을 찾지 못한 상태다.

오는 30일에는 HMM 육상노조(사무직 노조)가 파업 찬반 투표를 시작한다. 당초 해상노조와 같은 시기에 투표할 예정이었지만, 규정상의 문제로 동시 진행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HMM 파업이 현실화하면 1976년 현대상선 창사 이래 첫 파업이 된다. HMM 측은 노조가 약 3주간 파업을 실시할 경우 피해액이 약 5억 8000만 달러(한화 약 6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 위기 후 선복량 부족…물류대란 불가피

HMM 파업은 최근 선복량이 부족한 상황 속 물류 대란을 야기해 국가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HMM은 국내 최대 규모이자 유일한 원양 컨테이너 선사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부의 해운재건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해운업은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이 중요하다. 업계 특성상 선원들의 단체행동은 화주들의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우선 정부는 HMM 노조의 파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출입 물류 대란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HMM 사측과 노조, 산업은행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하며 이견 조율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장관은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출석해 “(HMM 노사 협상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자율적인 협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수출입 물류 관련 부처와 노사 양측, 채권단과 협의 과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재우 해수부 해운물류국장도 이날 통화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앞서 해수부는 23일 낮 12시부로 전재우 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수출입물류 비상대책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해운물류의 필수 업무기능을 유지하고 유사시 수송을 지원할 방법을 마련하는 등 수출입 물류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다만 정부 내부적으로는 HMM 노조의 파업 결정이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작년에도 파업 결정을 다 한 후 협상을 이어갔다”면서 “파업 결정은 협상력 강화를 위한 기본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현대상선(현 HMM)에 수십 년간 파업이 없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파업을 해서는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HMM 노조도 파업을 결정했지만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해상노조는 오는 30일 진행될 육상노조의 파업 투표 결과를 보고 함께 쟁의 행위에 나설 수 있는 입장이다. 또 사측이 전향적 안을 제시하면 교섭을 이어갈 여지를 남겼다.

정치권 HMM 사태 주목…산은 ‘실기론’도 제기

정치권에서도 HMM 파업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4일 한국노총-민주당 고위급 정책협의회에서 “HMM 문제는 누구보다 관심을 두고 챙기고 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HMM 노동자가 그동안 임금을 동결했고 해운업이 성장해 2조 가까이 순이익이 나온 상황에서 노동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원만히 합의돼 파업까지 가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HMM 노조 파업을 막기 위해 물밑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가운데 산은의 실기론이 커지고 있다.

산은은 25%의 지분을 보유하며 HMM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HMM 임직원들이 채권단 관리 아래 임금 동결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견딘 가운데 산은은 전환사채(CB) 권리 행사로 2조 4000억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얻어 공적자금을 회수했다.

채권단인 산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하지만 산은은 “임단협은 노사가 해결할 문제”라며 “산업은행이 개입할 수 없다”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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