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 오류 잡아낸 고고학자 “유현준, 문제 여지 상당”

고고학자 곽민수, 건축가 유현준 저서 비판
"사실관계 정확하지 않은 내용 多"
  • 등록 2025-02-10 오전 9:22:55

    수정 2025-02-10 오전 9:22:55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편의 오류를 지적했던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이 이번에는 건축가 겸 방송인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 저서에 잘못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유현준 교수 (사진=유현준 교수 유튜브 채널 캡처)
9일 곽 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제부터 화제가 되는 유현준의 책을 읽어봤다. 널리 회자가 되는 사람에 대해 궁금해질 땐 그 사람의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오전부터 ‘공간이 만든 공간’이란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근사한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며 “특히 2장 ‘문명을 탄생시킨 기후 변화’는 내 전공과도 관련 있는 장이었기에 더 관심이 갔다. 그런데 내가 읽을 수 있는 것은 딱 이 2장까지였다”고 했다.

곽 소장은 “저자는 단편적인 사실적 근거를 토대로 꽤나 진취적인 논리적 도약을 시도하는 것 같았고, 그런 ‘도약적 사유’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그가 도약적 사유의 전제로 삼고 있는 사실적 근거들 가운데는 그 사실관계가 정확하지 않은 것들도 많았다”면서 “책의 전반에 걸쳐서 그 사실을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고고학이라는 나의 전공을 토대로 확인할 수 있는 2장 부분에서는 적어도 그랬다. 이 불안불안한 문장들의 집합체를 2장 넘어서까지 읽어내는 것은 나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을 이어갔다.

곽 소장은 구체적으로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에서는 기원전 9500년경부터, 중국에서는 기원전 2500년경부터 농경이 시작됐다’는 문제의 여지가 상당한 문장”이라며 “최초의 농경이 확인되는 공간은 터키 동부-시리아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구 온난화가 인류가 농사를 짓게 했다’는 내용은 최신의 고고학적 연구와 정반대되는 설명”이라며 “‘인류 최초의 도시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만들어진 우루크’라고 했으나 일반적으론 ‘차탈 회위크’를 언급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저자는 ‘농업을 통해 수렵 채집보다 2000배가량 높은 인구 밀도를 가진 공간을 만들며 인류는 지능 상의 큰 변화를 만들었다’고 했지만, 실제로 농업이란 생계 경제가 인간의 지능에 변화를 가져오진 않았다”고 꼬집었다.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 (사진=곽민수 인스타그램)
앞서 곽 소장은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2회 ‘클레오파트라 편’이 자문을 맡았으나 실제 방송 내용에서 다수의 오류가 나오자 반박과 함께 폭로를 한 바 있다.

그는 방송 이후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며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은 정말 큰 문제”라고 설민석을 공개 비판했다.

제작진은 “방대한 고대사의 자료를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머리를 숙였다. 설민석 또한 “제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서 생긴 부분인 것 같다. 앞으로 여러분들의 말씀들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여기고 더 성실하고 더 열심히 준비하는 설민석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후 설민석은 2010년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논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의 표절률이 52%라는 보도가 나오며 논란이 불거져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설민석은 2년 만인 2022년 MBN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에 이어 최근 MBC‘ 선을 넘는 녀석들’에 출연하며 방송에 복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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