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지난 5일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에서 남긴 김동연 경기도지사에 대한 인물평이다. 유 작가는 “이 대표 지지자들이 경기도에서 대선 패배를 분개하면서 김동연 지사를 밀어 겨우겨우 이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과연 유 작가의 말처럼 김동연 지사는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서 지사가 된 사람’일까. 지난 2022년 치러진 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상황을 되짚어봤다.
尹·李 모두 러브콜에도 민주당 택한 이유는
대선이 한창이던 2022년 3월 1일 새로운물결 후보로 뛰던 김 지사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와 회동에서 정치교체에 공감대를 형성, 다음날인 2일 후보직을 사퇴하며 이 후보와 단일화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서 “사실 제가 갖고 있는 가치와 철학 이런 것 때문에 저는 끝까지 깨지더라도 완주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재명 대표하고 연대를 했다”며 “당시 이 후보는 제가 제시한 것에 대해서 100% 동의했다. 제가 그때 정치 교체와 국민 통합을 얘기했고,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해서 합의를 봤다”고 단일화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김 지사는 이재명 후보 외에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로부터도 러브콜을 받고 있었다.
|
지선 사전투표날 터진 핵폭탄 ‘김포공항 이전’
본선은 더욱 가시밭길이었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불과 석 달 만에 치러지는 까닭에 여당의 컨벤션 효과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가 또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으로 활동한 김은혜 후보였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금지기간 직전까지 진행된 각종 조사에서 김동연 지사는 김은혜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띄거나, 오차범위 밖으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사전투표 첫날인 5월 27일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발표한다.
|
또 “이재명 후보는 이러한 사실을 결코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전직 경기지사이자 대선후보가, 국가 전체의 이익은 내팽개치는 급조된 공약을 가지고 왔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명백히 경기도민의 이익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며 김동연 후보 측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김동연 지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김포공항 문제는 전체적으로 당내에서도 조율을 좀 거쳐야 될 내용이라 생각한다”며 “다른 지역과 관련된 공약 문제는 당내에서 충분한 논의를 해야 되는데 그런 논의가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악재에도 民 비례 득표율보다 높은 득표로 ‘신승’
새벽까지 이어진 개표는 96.6%가 진행된 시점인 5시 32분께 반전을 풀어냈다. 골든크로스가 일어나며 김동연 지사가 김은혜 후보를 앞지르기 시작하면서다.
김 지사는 282만7593표, 49.06% 득표율을 기록하며 김은혜 후보를 상대로 8913표, 0.15%포인트라는 역대 광역단체장 중 최소 득표율차로 승리했다.
|
실제 제8회 지방선거 경기도 광역의원 비례대표선거 개표결과 민주당은 260만5942표(45.42%), 국민의힘은 287만5636표(50.12%)를 얻었다. 26만9694표(4.7%포인트) 차이다. 김동연 지사 개인이 득표한 282만7593표보다는 22만1651표 뒤진다.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서 지사가 됐다”는 유시민 작가의 김동연 지사에 대한 인물평과는 배치되는 대목이다.
유 작가의 발언은 역풍을 맞고 있다. 민주당 내 비명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의원은 지난 7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것은 이 대표이고, 때로는 비판할 수도 있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그러나 비판하기만 하면 ‘수박’이라는 멸시와 조롱을 하는 현상이 끊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