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시간 대학이 집계한 미국의 12월 소비심리지수가 전달보다 4.7포인트 높은 98.2를 기록, 2004년 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소비 심리가 높게 나타난 것은 소위 ‘트럼프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중 기업 규제를 완화하고 중국 등과의 무역거래에 있어 미국의 입장을 강화해 자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른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 선호도는 18%로,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선호도 9%의 2배 수준이다. 미시간 대학의 소비자 조사 담당 이사인 리처드 커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주가 등 다른 요소들도 소비 심리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급등해 2만에 육박했고, 휘발유 가격은 지난 해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또 임금 상승률도 완만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 지출 둔화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제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물가 수준의 가늠자로 선호하는 PCE 가격지수는 10월과 동일한 0.3%를 나타냈다.
소득 증가세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11월 임금 및 급여 소득은 전년 대비 3.5% 증가해 2013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나마 낮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미약한’ 임금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을 상쇄했다. 향후 5~10년 간 기대 인플레이션도 2.3%로 지난 달 2.6%보다 낮아졌다. 내년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2.2%로 전달의 2.4%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분기 연 3.5%를 기록하며 최근 2년 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음에도 일부 경제학자들은 4분기 GDP 성장률이 1~2%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는 미국의 4분기 성장률이 1.6%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WSJ도 미국 경제가 활력을 잃은 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