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바이오기업만 3번 창업한 인물이다. 이 대표는 1993년 LG화학에 입사하며 바이오업계에 발을 들인 후 2000년 크리스탈지노믹스(현 CG인바이츠(083790))를 조중명 대표와 공동 창업했다. 이후 2008년 렉스바이오를 창업했지만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7년 만에 폐업했다. 이 대표는 두 번째 창업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절치부심한 이 대표가 새롭게 택한 아이템은 NRDO라는 사업모델이었다. NRDO는 신약 후보물질을 직접 발굴(Not Research)하지 않고 연구소나 다른 기업 등 외부에서 기술도입한 뒤 임상 개발(Development Only)에 집중하는 사업 모델이다. 국내에선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브릿지바이오가 설립 4년 만에 BBT-877로 조 단위 글로벌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자리잡힌 개념이다.
브릿지바이오는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BBT-877’를 2017년 레고켐바이오(현 리가켐바이오(141080))로부터 기술도입한 뒤 2019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총 1조46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에 성공시켰던 바이오 기업이다. 덕분에 2019년 12월 코스닥시장에 기술성장기업으로 입성하는 데 성공한다. 기업공개(IPO) 도전 삼수 끝의 쾌거였다.
바로 다음해인 2020년 11월 베링거인겔하임이 BBT-877 권리 반환을 결정하면서 브릿지바이오에 위기가 닥치기 시작했다. 이후 브릿지바이오는 BBT-877 자체 임상을 실시하면서 재(再)기술이전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BBT-877의 글로벌 임상 2상 톱라인(Top-line) 결과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BBT-877에 올인해왔던 브릿지바이오로서는 크나큰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브릿지바이오는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것을 감내하면서 BBT-877의 임상개발에 올인해왔다.
브릿지바이오의 임상 2상 실패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23년에도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BBT-401’의 글로벌 임상 2a상에서 1차평가지표가 임상적 반응률이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당시에도 이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었다. 이후 브릿지바이오는 비소세포폐암과 특발성 폐섬유증 등 폐 질환 치료제로 성과를 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BBT-877은 브릿지바이오 내에서 핵심 파이프라인이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다를 수밖에 없다. 브릿지바이오의 주가는 해당 임상 실패 소식 이후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8960원이었던 주가는 2160원으로 4분의1토막이 됐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1968년 7월 9일 출생
△서울대학교 대학원 화학과 석사
△1993~2000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사업개발팀 차장
△2000~2007년 크리스탈지노믹스(현 CG인바이츠) 이사
△2008~2013년 렉스바이오 대표이사
△2015년~현재 브릿지바이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