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영(사진) 인터컴 대표는 2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총괄 PCO(컨벤션기획사)에 선정된 비결로 ‘다자간 정상회의 전담 클러스터’를 꼽았다. 최 대표는 수백 페이지 분량의 제안서를 보여주며 “재작년과 작년 APEC 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페루 리마 현장답사 결과를 비롯해 APEC 사무국의 정상회의 운영 매뉴얼을 분석한 내용을 협력사와 공유해 완성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인터컴은 최근 외교부 2025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이 진행한 ‘2025년 APEC 정상회의 행사 대행 용역’ 입찰에서 1순위 우선 협상 대상자에 선정됐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 대형 광고기획사와의 최종 점수 차는 단 0.12점. 가격 평가에서 1점 이상 벌어진 격차를 제안서 등 기술 평가에서 만회하며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입찰 수주 경쟁에서 빈번한 ‘가격 후려치기’ 없이 온전히 실력만으로 얻어낸 결과다. 마이스(MICE) 업계에서 정통 PCO로서 전문성과 경쟁력을 입증하고, 자칫 잃을 뻔한 업계 자존심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1985년 설립된 인터컴은 마이스 업계를 대표하는 1세대 PCO 회사다.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기획·운영을 맡은 국제회의만 2000여 건이 넘는다. ‘세계지식포럼’, ‘세계유방암학술대회’ 등 학회·협회 등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직접 개발한 국제회의도 여럿이다. 특히 2009년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2014·2019년)를 시작으로 G20(2010년), 핵안보(2012년), 한·태평양 도서국(2023년), 한·아프리카(2024년) 정상회의까지 최고 난도의 다자간 정상회의 운영을 도맡아 왔다.
|
최 대표는 “대외적으로 정상회의를 단독 수주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분야별 협력사들과의 공동 작업으로 일궈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인터컴은 2010년 미국 워싱턴 소재 정상회의 전문 PCO 회사 하그로브(Hargrove)와 쇼콜(Showcall) 자문을 받아 처음 꾸린 다자간 정상회의 전담 클러스터로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최 대표는 “15년째 끈끈한 팀워크를 유지하고 있는 20여 개 분야별 파트너사와 한 팀으로 움직이는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클러스터에 연관된 기업은 총 100여 개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마이스 업계 전반의 경쟁력과 역량 강화를 위해 그동안 축적한 다자간 정상회의 준비와 운영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브루클린 상공회의소와는 현지에서 정기적으로 여는 기업 대상 비즈니스 이벤트를 국제행사로 확대 개최하는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며 “실리콘밸리와 뉴욕 사무소는 정부·지자체는 물론 스타트업·벤처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돕는 파트너이자 거점시설로 기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