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 반값 비타민 줬다고?..약사들 '조직적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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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들 고려은단에 반발기류..불매운동 조짐
"중국산 제품 이마트에 공급, 약사 신뢰도 추락"
"약사들, 매출감소 우려해 제약사 길들이기" 분석도
  • 등록 2014-04-14 오전 11:33:50

    수정 2014-04-14 오후 2:08:18

[이데일리 천승현 장영은 기자] 대형마트에서 내놓은 반값 비타민 제품에 대해 약사들의 조직적인 저항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체가 호시탐탐 건강의약품으로 시장을 넓히기 위해 제약회사의 손을 잡는 경우가 많아지자, 약사들이 본격적으로 ‘제약사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역 약사회를 중심으로 고려은단에 반발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조직적으로 불매운동도 벌일 태세다. 고려은단이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비타민 제품을 판매해 약사들의 신뢰를 추락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이마트가 고려은단으로부터 공급받아 판매중인 비타민C
발단은 고려은단이 생산한 이마트의 반값 비타민에서 시작됐다. 이마트는 지난달부터 고려은단으로부터 비타민 제품을 공급받아 200정짜리 제품을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고려은단 비타민C 300정이 약국에서 2만5000원 가량에 팔리는 것을 고려하면 절반에 가까운 가격이다.

이마트와 약국용 제품이 가격차가 발생한 원인은 원산지다. 고려은단이 약국에 공급하는 제품의 원료는 영국산이고 마트용은 중국에서 원료를 공급받아 만들었다. 고려은단은 약국용 제품은 영국산이라고 원산지 표기를 했지만 마트용 제품에는 원산지 표기를 하지 않았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고려은단이 원산지가 다른 제품을 같은 제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상술로 약사들을 국민들과 이간질시킨 셈이 됐다”면서 “이익 추구에만 몰입한 고려은단은 국민 건강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산이 단가가 싼 건 사실이지만 품질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시중에 유통되는 비타민C 제품의 90%가 중국산”라고 반박하면서 “이번주부터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비타민은 원산지를 표기해서 판매하겠다”고 강조했다.

약사들이 이마트의 비타민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탕에는 약국에서만 판매해왔던 의약품·건강기능식품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팔리기 시작했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다.

2011년 7월 자양강장제 ‘박카스’가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면서 약국외 판매가 시작됐고, 2012년에는 타이레놀, 훼스탈 등 13개 품목이 ‘안전상비의약품’이라는 이름을 달고 편의점으로 진출했다.

약사들은 의약품 등의 약국 외 판매 반대의 명분으로 ‘안전성’을 내세우지만 속내는 매출 감소에 대한 걱정이다. 이 때문에 고려은단에 대한 약사들의 반발도 제약사들을 상대로 한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약사와 제약사는 ‘갑을 관계’가 형성돼 있다. 약사의 선택에 따라 제약회사의 매출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이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유통 분야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약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동아제약은 박카스를 약국용과 슈퍼용으로 구분해 공급하는 이원화 전략으로 약사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제약사들이 유통 채널 확대를 포기할 수 없다. 박카스는 지난해 발매 이후 처음으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며 슈퍼판매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광동제약(009290)은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삼다수 등 음료 분야의 성공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약가 규제를 받지 않는 식품·음료 분야는 새 먹거리 확보가 절실한 제약사들에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자칫 약사들에게 신뢰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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