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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460.3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461.8원)보다는 1.5원 내렸다. 환율은 유럽의 방위비 지출 확대 움직임에 따른 유로화 강세와 맞물려 뉴욕 거래 초반 1454.1원까지 밀리며 일중 저점을 찍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이른바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 Plan)’을 27개 회원국 정상에게 제안했다. EU 재정준칙 적용 유예 등을 통해 방위비 증액 차원에서 최소 8천억유로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게 하는 계획이다. 이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감에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1.0638달러로 급등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재보복에 나서겠다고 압박하면서 관세정책의 향방은 오리무중으로 접어들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캐나다의 대응에 “그가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우리의 상호 관세는 즉각 그만큼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기업들은 마진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인상에 나설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비가 줄게 되면 미국 경기 둔화가 가팔라질 수 있다. 따라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상반기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22.5%까지 내려갔다. 금리선물은 올해 연준 3회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5월 인하 확률도 끌어올렸다.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자 아시아 통화는 강세다. 달러·엔 환율은 149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5위안대로 내려왔다. 만약 이날 중국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5% 내외 성장 목표와 경기부양 패키지가 공개될 경우 장중 위안화가 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화도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환율은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로 인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초 거주자 해외주식투자는 순결제액 기준 약 70억달러를 기록하며 환율 하단을 지지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 가격이 빠졌을 때 달러를 쟁여두려는 수입업체 실수요도 유입되면서 환율 하락 속도를 제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