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첫 세수펑크 현실화하나…재정건전성 ‘빨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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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가재정 사상최대…수입대비 지출 증가 탓
초과세수는 옛말…법인세 감소로 세수결손 가능성↑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 유지…경제활력 실효성 도마
  • 등록 2019-11-10 오후 5:04:44

    수정 2019-11-10 오후 5:04:44

홍남기(오른쪽에서 두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월 ‘2020 예산안 편성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최훈길 기자] 정부의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 둔화로 법인세 등 세수가 예년대비 크게 줄어들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세입이 목표치를 밑도는 ‘세수 펑크(세수 결손)’ 가능성도 높아졌다. 정부는 세입 감소세에도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재정 확대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어서 당분간 역대 최대 규모 재정적자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줄어드는 세수…올해보다 내년이 더 걱정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6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9년 이후 최대 적자폭이다. 정부는 연간 통합재정수지가 전망치(1조원 흑자)로 수렴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재정 지출대비 세수가 부진해 적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수의 경우 전문가들은 세입예산(294조8000억원)대비 2조~3조원의 결손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세수 결손이 발생한다면 2014년 이후 5년만, 이번 정부 들어서는 처음으로 적자 재정을 기록하게 된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예측했던 것보다 세수가 적게 들어와 올해 2조~3조원 세수 결손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재정전망센터장도 “법인세가 많이 줄어 올해 세수결손이 2조~3조원 이상이 나올 수 있다”며 “올해·내년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내년에도 세수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올해 세수에 대해 초과보다는 예산 달성 여부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박상영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올해 주력 세목 감소로 적자폭이 큰 상황에서 올해 세입예산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세입예산을 초과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수 부진은 최근 초과세수를 이끌었던 법인세 호황이 막을 내린 영향이 가장 크다. 법인세는 주력산업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만 해도 예산(63조원)을 훌쩍 넘는 70조9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올들어서는 9월까지 예산(79조3000억원)에 크게 못미치는 65조8000억원에 그치고 있다.

4분기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종합부동산세 증가가 그나마 기대요인이지만 영향은 제한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종부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수입을 15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2조1000억원 늘어난 수준이지만 올해 9월까지 근로·자녀장려금 확대에 따른 지급 증가분(3조2000억원)에도 못 미친다.

올해 수출 장기 부진 등 기업 경영여건이 녹록치 않아 내년 세수 여건은 악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부가 세운 내년도 예산안에서 법인세수입을 올해보다 15조원 가량 줄인 64조4000억원으로 예상했다.

기업 실적은 이보다도 더 나쁜 수준이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약 55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 가량 급감했다. 재벌닷컴 조사를 보면 10대 그룹 상장사 96곳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약 25조원으로 1년새 반토막났다.

지출만 지속 늘어…“재정 효율성 높여야”

확장적 재정을 정책기조로 삼은 문재인 정부의 첫 세수 결손은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중장기 관점에서 봤을 때 안정적인 재정 운영을 위해서는 지출대비 수입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수입 증가가 비례하지 않을 경우 재정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어서다.

단순히 올해 세입예산을 채우느냐 여부를 떠나 세수 역성장의 부담도 크다. 국세수입은 2014년부터 5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결산(293조6000억원) 수준 달성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태석 KDI 공공경제연구부장은 “올해 세입예산은 지난해 결산에 비해 0.4% 가량 늘어난 수준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그친다고 해도 5조원 이상은 증가해야 정상”이라며 “재정적자폭이 늘어나면 지출을 상회하는 수입을 꾸준히 올려야하는데 수입이 감소한다면 재정건전성은 당연이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수입 감소와 지출 증가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2018~2023년 중기재정계획에서는 국내총생산(GDP)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올해 마이너스(-) 1.9%에서 내년 -3.6%, 2023년 -3.9%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 둔화를 막기 위한 재정 지출이라는 방향은 맞지만 방만한 요소를 점검해 실제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한 효율적인 집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3%를 넘은 것은 경제위기 때나 있었다. 우리나라 여건에서는 2%도 높은 수준”이라며 “적극적 재정지출이 낭비로 연결돼 경기 부양 효과를 못 본다면 중장기 재정적자폭을 관리하기도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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