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로 위 전기차(EV)는 5420대(PHEV 135대 포함, 10월 말 기준)다. 아직은 전체 2803만대 중 0.02%다. 그러나 정부 보조금 정책대로라면 내년 한 해 1만1000대(PHEV 3000대 포함)가 더 추가된다. 단숨에 운행 규모가 세 배가 된다.
30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만난 조성규 지오라인 대표(38세)가 본 전기차에 대한 전망이다. 지오라인(Geo-Line)은 전기차 충전 전력 결제 방식 ‘플러그 앤드 페이(Plug&Pay)’를 개발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지난해 5월 설립한 지오라인은 1년 반의 준비 끝에 내년부터 이 서비스를 내놓는다.
조 대표는 정부의 보조금 확대 정책과 함께 내년 판매 방식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의 전기차 보급은 2~3개월의 기간이 걸리는 추첨 방식의 이벤트였다면 내년부터는 여느 차가 그렇듯 전시장에서 산 후 나중에 보조금을 받는 식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판매 방법부터 대중화하는 셈이다.
이 추세라면 5년 내 전기차 판매량이 전체 승용차 판매대수의 10%까지 늘어나리란 게 조 대표의 예상이다. 연 승용차 판매량 160만대 중 16만대는 EV·PHEV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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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인프라가 전기차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데 사실 핵심은 결제 문제다.”
조 대표는 결제 방식만 만들면 전기차 인프라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전기차는 통상 집 혹은 회사 등 일정한 곳에 주차한다. 또 주차장에는 이미 전기 콘센트가 있다. 문제는 그냥 전기 콘센트를 꽂아 전기차를 충전하면 건물주가 그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전기차를 일반 방식으로 충전하면 요금 자체가 두 배 이상 비싸다. 주택·일반용 전기 요금은 평균 120원/㎾h인 반면 전기차용은 시간·계절에 따라 60원/㎾h 미만이다. 게다가 일반적인 주택용 전기료는 사용량에 따라 최대 11.7배 누진요금이 붙는다. 자동차 기름값 아끼려다 전기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조 대표도 한국GM과 르노삼성에 근무하면서 전기차 보급의 핵심이 결제 문제라고 인식해 전기차 충전 결제사업에 뛰어들었다.
“개당 5만원이면 다섯 곳 충전 가능”
지오라인이 강조하는 플러그&페이의 최대 강점은 편의성이다. 운전자로선 신경 쓸 게 전혀 없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우선 휴대용 충전기에 결제 시스템이 있어서 콘센트에 연결만 하면 전기차 전용 요금이 부과된다. 지오라인은 이용자로부터 전기료를 결제해 한국전력에 대납해 준다.
콘센트에도 별도 설비가 필요하지만 5만원이면 설치할 수 있다. 전기차를 살 때 집과 사무실 등 최대 다섯 곳에 무상 장착할 수 있다. 장착 이후에도 전기차 외에 일반 전기 콘센트로도 쓸 수 있다.
장착이 쉬워 건물주 부담도 적다. 또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건물의 전기 도난도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스탠바이 파워리스 시큐리티 시스템(SPSS)을 적용해 대기 전력도 전혀 없다.
“1년새 3만㎞.. 타보면 진짜 좋아요”
물론 이 서비스의 전제 조건은 전기차의 대중화다.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 못잖게 거부감도 있다. 조 대표는 “안 타본 사람은 주행가능 거리 등 때문에 걱정을 하는데 실제 타 보니 괜찮다. 장거리 운행자만 아니라면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지난해 11월 전기차 기아자동차 쏘울EV를 샀다. 수도권 전기차 민간보급 사업의 1호차였다. 10명 남짓 신생 기업인 지오라인의 유일한 법인차이기도 하다. 약 1년 동안 총 2만9000㎞를 탔다. 서울~대전도 수십 차례 오갔다. 200여 명에게 차를 태워주며 ‘전도사’ 역할도 했다.
그는 “보험료·자동차세가 낮고 전기 충전료도 스마트폰 월 이용료 수준”이라며 “오히려 가솔린 차를 탔을 땐 크게 신경쓰지 않던 톨게이트비가 가장 부담”이라며 웃었다.
여기에 국내 고객 선호도가 높은 중대형 전기차까지 나온다면 대중화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으리란 게 그의 기대다. 조 대표는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이 늘고 제조사가 전문 매장·판매사를 육성한다면 전기차 판매는 지금보다 더 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전기차(EV)처럼 배터리 소진 때까지는 충전한 전기만으로 주행한 이후 하이브리드차(HEV)처럼 전기 배터리와 기존 화석연료(가솔린·디젤)를 조합해 달리는 자동차. 통상 50㎞ 전후는 전기 충전만으로 달릴 수 있어 주행거리에 한계가 있는 순수 EV의 대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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