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소식을 발표하자 국제유가가 5% 이상 급락했다. 간밤 이란의 ‘약속 대련’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던 유가가 그 낙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 가격은 한때 배럴당 65.02달러까지 떨어지며 전거래일대비 5.1% 급락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인 지난 12일보다도 낮은 가격이다. 싱가포르 시간으로 오전 6시 22분 기준 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65.67달러에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에 합의했다. 뉴욕시간 자정부터 발효된다”며 “이란이 먼저 휴전을 시작하고 12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이스라엘이 휴전에 돌입하며 24시간이 경과한 후 전 세계는 ‘12일 전쟁’의 공식 종료를 경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동 위기 고조로 치솟았던 국제유가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빠르게 해소시키는 촉매가 됐다. 앞서 이스라엘과 이란, 미국 모두 원유 관련 인프라는 공격하지 않은 데다,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도하지 않아 시장의 공급 차질 우려가 빠르게 완화했다.
간밤에도 이란이 카타르 주둔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지만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등 중동 정세가 통제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국제유가는 7% 이상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선물은 전일대비 7.2% 내린 배럴당 68.5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7.2% 하락한 배럴당 71.4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이 전 세계 원유 공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휴전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 유가 하락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시장은 휴전 합의의 지속 가능성과 중동 정세의 추가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