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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2019년 4월 토지를 남기고 사망했다. 상속인은 그해 10월, 매매 사례가 없는 토지라 보충적 평가방법인 개별공시지가로 값을 계산해 상속세를 신고했다. 보충적 평가방법은 시가를 알기 어려울 때 법이 대신 쓰도록 정해 둔 평가 기준이다. 공시가격은 대개 실제 시세보다 낮게 매겨진다. 마포세무서는 세무서 측과 상속인 측 감정기관 네 곳이 매긴 감정가액의 평균을 시가로 보고 상속세 21억여원을 부과했다. 상속인은 매매 사례도 없는 땅에 국세청이 감정을 의뢰해 과세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라고 다퉜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속세는 국세청이 조사해 세액을 확정하는 세금이고, 정당한 세액을 찾기 위해 감정을 의뢰하는 것은 국세청의 정당한 권한이라는 것이다. 상속 당시의 값을 나중에 소급해 감정했더라도 그 감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면 시가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종전 판례이기도 하다.
대신 법원이 소송 중에 새로 선임한 감정인이 상속개시일을 기준으로 다시 평가한 값을 시가로 인정했다. 법원 감정은 시행령의 이런 조건에 매이지 않는다. 대법원은 그 값으로 정당한 세액을 계산해 이를 넘는 약 1억원만 취소한 원심을 수긍하고, 상고를 기각했다. 부과된 21억여원 가운데 깎인 세금은 약 1억원뿐이었다. 감정과세 자체가 위법이라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결과다.
이 판결이 국세청에만 유리한 것은 아니다. 감정평가로 상속·증여 부동산의 세금을 올리는 길은 넓게 열어줬지만, 감정 시점이 상속 시점에서 멀어질수록 그 감정가액은 신뢰하기 어려워진다는 제동장치도 함께 뒀다. 감정을 제한 없이 붙일 수 있다면 시가를 매기기 어려운 경우가 사라져, 공시가격으로 평가하도록 한 법의 원칙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미리 감정을 받든 국세청 감정을 기다리든 시가대로 내는 세금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고, 이 사건의 결론을 가른 것은 세금 액수가 아니라 상속 시점부터 감정 시점까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였다.
■하희봉 변호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학과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제4회 변호사시험 △특허청 특허심판원 국선대리인 △(현)대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국선변호인 △(현)서울고등법원 국선대리인 △(현)대한변호사협회 이사 △(현)로피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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