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미국 기업들이 저금리를 틈타 회사채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렴하게 조달한 자금은 자사주 매입과 인수합병(M&A) 실탄으로 투입되고 있다.
 | | ▲ 2008년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추이(출처:F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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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장조사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의 투자적격등급 기업들이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은 2000억달러를 웃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34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것.
이처럼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는 것은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이와 연동하는 회사채 금리도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즈캐피탈이 집계한 미 제조업체들의 회사채 평균 금리는 지난달 4% 선을 기록하다 근래 들어 3.75%로 낮아졌다.
FT는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금 비축에 집중했던 기업들이 경기 회복과 함께 묵혀뒀던 돈을 투자하길 원하고 있다며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이 상당 부분 자사주 매입과 M&A 자금으로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주 1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세계 최대 담배제조업체인 필립모리스는 이 자금을 자사주 매입 등에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며, 미 2위 통신업체 AT&T의 경우 200억달러 규모의 브리지론을 T-모바일USA 인수 자금으로 쓰겠다는 방침이다.
브라이언 제닝스 모간스탠리 전무는 2006~2007년 달러화 표시 채권시장으로부터 조달된 자금의 20%가 M&A에 쓰였으나 금융 위기 후폭풍에 2009~2010년에는 그 비율이 10% 이하로 감소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M&A가 급증하면서 다시 20%대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나단 파인 골드만삭스 투자등급채권부문 이사는 "다수의 기업은 금리가 여전히 매우 낮다는데 놀라고 있다"며 미 기업들의 채권 발행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리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