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WHO도 탈퇴…"감염병 대응 어려워져" 우려도(상보)

[트럼프 취임]
세계보건기구 탈퇴 행정명령 서명
"美, 글로벌 질병 데이터 접근 차단"
  • 등록 2025-01-21 오전 11:08:30

    수정 2025-01-21 오후 12:18:58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세계 보건 분야에서 미국의 위상을 약화시키고 다음 팬데믹(감염병 대유행)과 맞서 싸우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파리기후협약에 이어 WHO 탈퇴 개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WHO의 대응 방식을 공격하고, 미국의 자금 지원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하면서 WHO를 비난해왔다. 하지만 2020년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위협이 현실하되지 않았다.

WHO 탈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글로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2020년 코로나19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했을 때 이 정보를 WHO에 공개, WHO는 이를 다른 국가와 공유했다.

WHO는 최근 보수 진영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는 WHO가 팬데믹 대비를 강화하고 병원균 감시, 발병 데이터의 신속한 공유, 백신과 치료제의 현지 제조와 공급망 구축 등을 포함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정책을 회원국에 적용하기 위해 ‘팬데믹 조약’ 을 추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에서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이 협정을 미국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WHO는 1948년 미국의 지원으로 설립한 유엔 산하기구다. 가자지구와 같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역에 원조를 제공하고 지카·에볼라·코로나19와 같은 신종 전염병을 추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연간 예산은 68억달러로, 그간 미국의 분담금 기여도가 크다.

조지타운 대학교의 공중보건법 전문가 로렌스 고스틴은 “미국이 세계보건기구에서 탈퇴하면 공중보건에는 ‘심각한 상처’가 되지만 미국의 국익과 국가 안보에는 ‘더 깊은 상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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