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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 중 졸업한 지 10년이 지난 제자는 A교사에 대해 “참 스승이란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분이고, 엇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제대로 잡아주시고 남아서 공부하고 있으면 짜장면도 한 그릇씩 사주신 좋은 분이었다”고 기억했다.
A교사의 유족은 고인이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학생 가족의 지속적인 민원을 받아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A교사가 결석이 잦고 흡연하는 학생을 타이르며 지도했는데, 학생 보호자가 “학생이 교사가 무서워 학교에 안 가려 한다”며 교사 휴대전화로 많게는 하루 10차례 이상 연락했다는 게 유족 측 설명이다.
실제로 유족이 언론 매체에 공개한 A교사 휴대전화 통화 목록에는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학생 가족이 아침부터 밤까지 많게는 10여 차례 전화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해당 학생 가족은 학교와 도교육청 등에도 ‘A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언어폭력을 저질렀다’는 등의 민원을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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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교사 아내는 “남편은 잘못하지 않았음에도 학생 가족에게 사과까지 했지만, 상대 측에서는 계속 트집을 잡으며 ‘사과하지 말라’, ‘벌은 알아서 받으라’고 괴롭혔다”며 “남편이 억울함이 극에 달해 이러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하기도 했다.
A교사는 ‘학교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학교 측은 A교사 가족이 지난 19일 도교육청 등에 민원을 넣은 뒤에서 사건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2년 뒤 제주에서도 학생 보호자 민원 관련 비극이 발생하자 교육부는 대응 체계를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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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이날 A교사 사망 사건 관련 교육 당국과 국회에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일부 참가자는 대통령 후보들에게 교육 현장과 교사를 살리는 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A교사는 지난 22일 새벽 0시 46분께 제주시 한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교무실에서 발견된 A교사 유서에는 학생 가족과 갈등으로 힘들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교사가 학생 보호자로부터 괴롭힘이나 협박을 당했는지 등을 밝히기 위해 교사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관계자들을 조사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