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1.05달러 부근에서 맴돌고 있다. 채권시장도 비교적 안정세로, 투표 결과가 이미 예상됐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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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증시도 부진한 흐름이다. 프랑스 증시 대표지수인 CAC지수는 지난 5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현재 10% 넘게 하락했다.
문제는 이번 바르니에 정부 붕괴로 추가적인 역풍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스카일러 몽고메리 코닝 바클레이스 외환 전략가는 “우리는 프랑스 정치가 장기간의 불안정한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는 유로화에 대한 역풍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특히 높은 에너지 비용과 금리, 국내 산업의 침체, 소비자 신뢰 하락, 기업 투자 둔화 등으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프랑스의 경제 성장률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7월 총선 결선 투표 이후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프랑스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에 더욱 신중해졌다. 지난달엔 세계적인 자동차 타이어 제조업체인 미쉐린과 화학 제조업체 벤코렉스 등이 감원을 발표했다.
프랑스 중소기업연맹은 “정치적 분열은 불안정의 시기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경제 주체들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프랑스 하원은 좌파 연합이 발의한 바르니에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31표로 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하원 재적 의원은 총 574명(3명 공석)으로 과반(288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에 지난 9월 취임한 바르니에 정부는 사퇴하게 됐다. 이는 1962년 10월 샤를 드골 대통령 당시 조르주 퐁피두 정부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바르니에 총리와 야당은 갈등을 빚었다. 바르니에 정부는 앞서 내년도 예산안을 공개하며 만성적인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413억유로(약 61조원)의 공공지출을 삭감하고 증세를 통해 세수 193억유로(약 28조원)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사회적 불평등 심화, 기업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정부 예산안을 반대했다.
로이터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신속하게 새 총리를 임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마크롱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등 50여개국 지도자가 참석할 예정인 오는 7일 노트르담 대성장 재개관 기념식 전에 새 총리를 지정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누가 후임 총리가 되더라도 여소야대인 현재 의회에서 법안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사태와 관련해 5일 밤 8시(한국시간 6일 새벽 4시) 대국민 연설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