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폐지해야…현 시대 맞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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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도입 당시 대비 '경제력집중' 감소해"
"개방 경제로 변모하면서 규제 설득력 잃어"
  • 등록 2021-04-27 오전 11:00:00

    수정 2021-04-27 오전 11:00:00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쿠팡의 대기업집단 지정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도 도입 근거인 경제력집중 억제의 필요성이 사라졌고 과도한 규제가 기업의 신산업 발굴을 저해하며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

(사진=전경련)
◇“폐쇄경제일 때 만든 제도…현재와 맞지 않아”


전경련은 27일 대기업집단 지정제도가 더 이상 존립근거가 없다며 전면 폐지를 제안했다.

정부는 1986년 상위 대기업그룹의 경제력집중을 억제한다는 이유로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대기업집단을 지정, 출자총액 제한과 상호출자 금지 등의 규제를 도입했다. 상위 30대(10대) 기업집단이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77년 34.1%(21.2%)에서 1982년 40.7%(30.2%)로 상승한 것을 제도 도입의 근거로 삼았다. 1986년 당시 자산총액 4000억원 이상 그룹을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했으며 현재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그룹을 공시대상기업집단, 10조원 이상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전경련은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는 과거 우리 경제가 폐쇄경제일 때 만들어진 제도”라며 “개방경제로 변모한 오늘날의 현실과는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공정거래법 제정 당시만 해도 낮은 경제 개방도로 일부 기업이 독점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가 57개에 달할 만큼 외국기업의 시장 진입이 자유로워 국내기업의 독점이 어렵다는 것.

또 전경련은 “개방경제 하에서 우리 대기업은 규모가 작은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을 상대로 활동하고 있다”며 “2020년 기준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은 전체 매출의 63.8%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 도입 당시에 비해 경제력집중도 감소

제도 도입 이후 상위 대기업집단의 경제력집중도가 떨어지는 추세라는 점도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폐지 근거로 삼았다. 전경련은 “상위 대기업집단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며 “30대 그룹의 매출이 우리나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37.4%에서 2019년 30.4%로 줄었으며 10대 그룹의 매출비중도 같은 기간 28.8%에서 24.6%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기존 방식에 따른 매출집중도 분석은 국내시장과 무관한 수출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내수시장에 대한 대기업집단의 영향력이 과장될 우려가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자산 10조원 이상 그룹의 수출을 제외한 매출집중도는 2019년 24.3%로, 수출을 포함한 수치에 비해 6.1%p 낮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현재 대기업집단은 과도한 규제와 처벌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중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은 최대 141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10조원 이상)은 최대 188개의 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과도한 규제가 신산업 발굴을 위한 벤처기업, 유망 중소기업의 M&A 등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들은 규모가 작아도 대기업집단에 편입되면 대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각종 지원제도에서 배제되며 계열사의 지원도 일감몰아주기, 부당지원행위 때문에 불가능하다. 쿠팡이 최근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는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만 글로벌 경쟁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과거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유사한 대기업집단 규제가 있었으나 경제활성화를 위해 독점금지법을 개정해 대기업집단 규제를 사실상 폐지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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