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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장내과 박거늘 교수는 “만성콩팥병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콩팥 기능이 많이 저하된 상태인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고위험군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의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약 7.6%에 달한다. 최근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의 증가, 그리고 급격한 고령화 추세 속에서 환자 수는 향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말기콩팥병으로 진행해 투석 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연간 말기콩팥병 발생률은 2012년 1만 1,472명에서 2022년 1만 8,598명으로 10년간 약 60%나 상승했다. 더욱이 만성콩팥병은 단일 질환 기준으로 ‘1인당 소요 의료비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사회경제적 부담 측면에서 암이나 뇌혈관질환을 앞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만성콩팥병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당뇨병은 사구체의 미세혈관을 손상시키고, 고혈압은 콩팥 혈관과 사구체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이외에도 사구체신염, 다낭성 신장질환, 반복적인 요로감염이나 요로폐색, 자가면역질환, 진통소염제 남용, 고령 등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만성콩팥병이 진행되면 거품뇨, 부종, 혈압 상승, 숨찬 증상, 피로감, 식욕 저하, 구역감, 가려움증, 감각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단순 피로나 노화로 오해하기 쉬워 방치되곤 한다. 만약 거품뇨가 가라앉지 않고 지속되거나 전신 부종이 심해지는 경우, 숨이 차거나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갑자기 소변량이 감소하는 것은 콩팥 기능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위험 신호이므로 신속한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진단은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혈액검사로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확인해 사구체여과율을 계산하고, 소변검사로 단백뇨와 혈뇨 여부를 판별한다. 필요에 따라 신장 초음파나 CT 등 영상 검사, 면역혈청 검사, 신장 조직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생활 습관 관리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혈압이 오르고 부종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단백뇨가 증가한다. 단백질 섭취량은 환자의 병기와 영양 상태에 따라 적절히 조절해야 하며, 진통소염제나 일부 한약,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은 콩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임의 복용을 절대 피해야 한다. 이외에도 금연, 적정 체중 유지, 규칙적인 운동, 예방접종, 정기 검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박거늘 교수는 “만성콩팥병은 완치 개념보다는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장기 관리 질환’에 가깝다”며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원인 질환을 잘 조절하고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투석이나 이식을 받아야 하는 시점을 획기적으로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지 말고, 특히 당뇨병, 고혈압, 고령, 가족력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이미 진단을 받았더라도 지나치게 두려워하기보다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관리한다면 삶의 질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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