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의 다이소로 통하는 저가형 생활용품 업체 ‘파운드랜드’가 매각 절차를 밟는다. 코카콜라와 초콜릿 브랜드 캐드버리, 치약 브랜드 콜게이트 등 글로벌 브랜드 제품을 싸게 떼어 1파운드(약 1880원)에 판매하면서 한때 주목받았지만, 최저임금과 국민보험(NIC) 세율 인상으로 운영비 부담이 늘어나자 결국 매각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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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랜드는 지난 1990년 영국에 설립된 저가형 생활용품 및 식료품 판매 기업으로, 식료품과 생활용품, 전자기기 액세서리, 문구류, 장난감 등을 1파운드에 판매한다. 특히 대부분이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구성된 다이소와 달리 파운드랜드는 유명 브랜드사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슬아슬했던 파운드랜드가 결국 매각 절차를 밟게 된 주된 원인으로는 ‘소비 침체’와 ‘영국 내 운영 비용 증가’ 등이 꼽힌다. 우선 파운드랜드의 지난해(2023년 9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연간 이익은 2023년 대비 6억 4100만파운드(약 1조 2058억원) 감소했다. 회사 측은 이에 “영국 내 소비가 크게 침체하기도 했지만, 영국 정부 정책으로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밝혔다.
레이첼 리브스 재무장관은 앞서 지난 2023년 예산안을 통해 고용주가 부담하는 국민보험(NIC) 세율을 기존 13.8%에서 15%로 올려 잡았다. 쉽게 말해 기업이 직원 한 명당 고용주가 내야 하는 세금이 더 많아졌다는 것으로, 파운드랜드와 같이 최저임금을 받는 직원을 고용하는 한편 저마진 구조를 갖춘 기업 입장에선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현지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임대료와 물류비가 상승하면서 안그래도 운영비 부담이 있었던 상황일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인건비 부담까지 쌓이다 보니 모회사에선 매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파운드랜드 매각이 확정될 경우, 영국 내 대부분 매장이 폐쇄될 것으로 보인다. 더바디샵과 로라애슐리, 캐드키드슨 등 매각 절차를 밟았던 영국 기업 대부분은 오프라인 매장을 접고 온라인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