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0% 오르더니…영국판 다이소 '눈물의 매각'[마켓인]

영국판 다이소 파운드랜드, 매각 절차 스타트
다이소와 달리 브랜드 제품 £1에 판매해 주목
다만 운영비 증가·경기 침체시 대응할 무기 無
"영국 소비침체·정부 정책 여파 너무 컸다"
  • 등록 2025-03-17 오후 12:23:41

    수정 2025-03-17 오후 2:14:20

이 기사는 2025년03월17일 10시23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의 다이소로 통하는 저가형 생활용품 업체 ‘파운드랜드’가 매각 절차를 밟는다. 코카콜라와 초콜릿 브랜드 캐드버리, 치약 브랜드 콜게이트 등 글로벌 브랜드 제품을 싸게 떼어 1파운드(약 1880원)에 판매하면서 한때 주목받았지만, 최저임금과 국민보험(NIC) 세율 인상으로 운영비 부담이 늘어나자 결국 매각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랜드 모회사 펩코는 금융컨설팅 업체 테네오와 함께 파운드랜드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펩코 측은 성명을 통해 “파운드랜드를 모회사에서 분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자문사와 협력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파운드랜드는 지난 1990년 영국에 설립된 저가형 생활용품 및 식료품 판매 기업으로, 식료품과 생활용품, 전자기기 액세서리, 문구류, 장난감 등을 1파운드에 판매한다. 특히 대부분이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구성된 다이소와 달리 파운드랜드는 유명 브랜드사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대로만 보면 다이소보다 제품 경쟁력이 있을 것 같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다이소처럼 원가 절감에 이어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운영비가 증가하거나 경기가 침체될 경우 여기 대응할만한 무기가 없는 셈이다.

아슬아슬했던 파운드랜드가 결국 매각 절차를 밟게 된 주된 원인으로는 ‘소비 침체’와 ‘영국 내 운영 비용 증가’ 등이 꼽힌다. 우선 파운드랜드의 지난해(2023년 9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연간 이익은 2023년 대비 6억 4100만파운드(약 1조 2058억원) 감소했다. 회사 측은 이에 “영국 내 소비가 크게 침체하기도 했지만, 영국 정부 정책으로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밝혔다.

레이첼 리브스 재무장관은 앞서 지난 2023년 예산안을 통해 고용주가 부담하는 국민보험(NIC) 세율을 기존 13.8%에서 15%로 올려 잡았다. 쉽게 말해 기업이 직원 한 명당 고용주가 내야 하는 세금이 더 많아졌다는 것으로, 파운드랜드와 같이 최저임금을 받는 직원을 고용하는 한편 저마진 구조를 갖춘 기업 입장에선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여기에 영국 정부는 지난해 최저임금을 기존 10.42파운드에서 11.44파운드로 9.79% 올려 잡았다. 이는 최근 3년 인상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 지난 2020년 영국 최저임금 인상률은 6.2%, 2021년 2.2%, 2022년에는 6.6%였다. 이에 파운드랜드는 지난해부터 인력을 감축해왔다.

현지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임대료와 물류비가 상승하면서 안그래도 운영비 부담이 있었던 상황일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인건비 부담까지 쌓이다 보니 모회사에선 매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파운드랜드 매각이 확정될 경우, 영국 내 대부분 매장이 폐쇄될 것으로 보인다. 더바디샵과 로라애슐리, 캐드키드슨 등 매각 절차를 밟았던 영국 기업 대부분은 오프라인 매장을 접고 온라인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MICE 최신정보를 한눈에 TheBeLT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 전쟁
  • 나야! 골프여신
  • 장원영 미모 심쿵
  • 故오요안나 어머니 눈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