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러시아 억만장자 빅토르 벡셀베르크(사진·56) 레노바그룹 회장이 스위스-독일 철강회사 슈몰츠 비켄바흐(Schmolz+Bickenbach, 이하 S+B) 지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벡셀베르크 회장은 석유회사 YNK-BP 지분을 매각하며 총 재산이 180억달러(약 20조6226억원)로 늘어 올해초 러시아 최고 부자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 빅토르 벡셀베르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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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 주주들은 28일 스위스 에멘브루크에서 개최되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벡셀버그의 지분 매입에 대해 논의하고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다.
투표 결과에 따라 94년 역사의 S+B 경영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이사회와 창업가문 간 치열한 다툼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고 FT는 전했다.
유럽 수요가 급감하면서 큰 타격을 받은 S+B는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9억300만 스위스프랑(약 1조960억원)으로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의 7배를 웃돌았다.
S+B 이사회는 이같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약 3억3000만 스위스프랑의 증자를 제안하고 있으며 스위스 기업가 마이클 파이퍼를 포함한 외부 투자자 2명이 이를 지지했다.
그러나 지분 40%를 보유한 S+B 창업자 후손측을 지지하는 레노바는 반대 제안으로 4억3000만 스위스프랑 규모의 증자안을 내놨다. 레노바그룹은 이사회측 제안에 대해 회사가 업계내 영향력을 갖기에는 너무 작아 재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창업가문측은 레노바그룹 자회사 베네토스홀딩스에 S+B 지분 25%를 할당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창업주 후손들의 의결권 규모만 보면 레노바의 지분 인수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전 법원 판결에 따라 지분 절반에 해당하는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