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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현장은 한국산업안전관리공단으로부터 화재 위험성에 대해 6차례나 경고를 받고도 시정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확인되고 있어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여겨진다. 수사당국도 건축법 위반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가연성 높은 소재에 동시작업까지…화재 예방 소홀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1시32분 쯤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공사현장 지하 2층에서 나기 시작한 불이 건물 전체로 옮겨 붙었다가 화재 발생 5시간여만인 오후 6시42분 완전 진화됐다. 이 사고로 총 38명이 사망하고 10명(중상자 4명, 경상자 6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당시 9개 업체 78명이 동시에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공간에서 작업하고 있었다. 이 때 상황전파 등 비상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지하 2층에서 발생한 불로 지상 근로자도 다수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이천 화재로 많은 인명 피해를 입은 데 대해 “불행한 일이 생겨 너무 안타깝고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이천 화재의 슬픔을 이겨내며 반드시 우리의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내겠다”면서 이 같이 적었다. 문 대통령은 “불의의 사고를 당한 분들을 깊이 애도하며,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라며 “진화와 구조를 위해 애써주신 소방대원들의 노고에도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산업안전공단서 6차례 위험 경고…건축법 위반 등 수사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유증기 폭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하 2층, 지상 4층짜리 건물 내부 곳곳에서 단열효과는 높지만 가연성이 높은 우레탄폼 발포제를 사용하면서 한꺼번에 동시 작업이 이뤄져 발생한 유증기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화원을 만나 폭발하면서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졌다는 것.
특히 앞서 산업안전공단은 시공사인 건우 측에 화재 위험성을 수차례 경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은 건우가 제출한 유해위험방지계획서에서 서류심사 2차례, 현장 확인 4차례에 걸쳐 문제점을 지적했다. 결국 해당 업체가 공단의 개선 요구를 지키지 않아 화재를 키웠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수종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브리핑에서 “건물 내부에 우레탄 작업이라든지 도색작업이라든가 작업을 하면서 유증기가 가득 찬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폭발했기 때문에 다수 인명 피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히 2층에서 작업중인 인원이 (다른 층보다) 많아 피해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125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려 건축법 위반사항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화재 이후 시공사 등의 관계자 6명과 목격자 11명 등 모두 28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특히 시공사 등의 핵심 관계자 15명에 대해 긴급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은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