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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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 대사가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올가을이 아닌 내년에 열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CNBC에 따르면 퍼듀 대사는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 하원 의원 대표단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우리는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가능할 수도 있지만 분명히 내년에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는 매우 좋고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시 주석과 전화 통화를 한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는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내년 초 자신이 중국을 방문하고 시 주석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 측의 통화 내용 발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세부 사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미중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협상을 지속하고 있는데, 중국 측은 AEPC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식 방중을 통한 회담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분위기 등 전반적인 상황 연출을 자국이 통제할 수 있어 예측 불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시 주석의 강인함을 부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트럼프 방중과 정상회담을 성사하기 위해 틱톡, 보잉 항공기 대량 구매 등 다양한 현안을 협상카드로도 제시했다. 틱톡의 미국 사업부 매각과 보잉항공기 대량 구매 계약을 둘러싼 협상이 거의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퍼듀 대사의 발언은 미국 측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퍼듀 대사는 미국 하원의원단이 월요일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의 회담에서 양국 정상의 통화와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의원단은 일요일 리창 중국 총리도 만났다.
미중간 다양한 현안이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았단 점 역시 미중 정상회담이 미뤄지는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이번 미국 하원의원단 방문을 이끈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 애덤 스미스 의원은 다양한 현안에서 아직 중국과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희토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틱톡과 관련해서도 “중국 본사인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알고리즘 운영에 관여할지는 아직 100%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 백악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미국 측은 바이트댄스로부터 알고리즘 라이선스 사본을 받은 후 미국 데이터를 통한 재학습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틱톡금지법의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스미스 의원은 “아직 서로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꼭 같은 페이지에 있지 않더라도 적어도 같은 책 안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