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농협생명과 하나HSBC, 푸르덴셜 등 일부 생명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여력이 악화됐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MG손보와 외국계 재보험사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보험사의 RBC비율은 278.4%로 작년 9월말의 285.5%에 비해 7.1%포인트 떨어졌다. 생보사와 손보사의 RBC비율은 각각 286.2%와 261.1%로 5.6%포인트와 10.1%포인트씩 하락했다.
RBC비율이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생겨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자본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금감원은 최소 요건인 100%보다 높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만약 이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경영개선권고, 50%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 1% 미만이면 경영개선명령 등의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보험사의 RBC비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는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발생으로 가용자본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주주에 대한 현금배당을 각각 3000억원가량씩 실시한 것도 한몫했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RBC비율이 권고기준인 150%를 크게 넘어서는 만큼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다만 RBC비율이 떨어지는 보험사에 대해선 후순위채 발행, 증자 등 자본 확충을 시행토록 강력 지도할 방침이다. 정은길 금감원 보험감독국 건전경영팀장은 “앞으로도 보수적 관점에서 보험사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