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가정보원은 24일 미국의 한 매체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쿠데타로 김 위원장을 축출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이 동생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현재 그의 대역이 활동하고 있다는 미국 잡지의 주장에 선을 그은 것이다.
국정원은 이날 오후 언론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오늘 미국 언론에서 ‘북한 쿠데타설’을 보도한 데 대해 문의가 많아 알린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김 위원장의 신변을 비롯한 최근 대북 동향과 관련해 특이 사항이 없다고 파악했다고 전했다.
|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1일 평양의 3대혁명전시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이 열렸다고 13일 보도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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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일부 국내 언론은 미국 타블로이드 잡지 ‘글로브’의 보도를 인용해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5월 6일∼6월 5일 사이 쿠데타를 일으켜 오빠인 김정은 위원장을 제거했고, 최근 공개 석상에 등장한 김 위원장은 대역 인물이라고 전했다. 미국 해당 매체는 최근 김 위원장의 외모가 과거와 달리 훨씬 체중이 많이 빠져 날렵해졌다는 점을 ‘김정은 대역설’의 주된 근거로 들었다.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은 지난해부터 주기적으로 제기돼왔다.
일본 도쿄신문은 지난달 19일 자 기사에서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9·9절) 행사 때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이 대역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이 신문은 급격하게 살이 빠진 모습의 김 위원장을 조명하는 기사에서 작년 11월 체중이 140㎏대로 알려졌던 그가 날씬하게 변신했다며 다이어트를 한 것인지, ‘가게무샤’(影武者· 대역)를 내세운 것인지를 둘러싸고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에도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이 담긴 지라시(정보지)가 확산하자 국정원이 “근거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작년 4월에도 김 위원장이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신변이상설 관련 보도가 쏟아졌으나 결국 오보로 밝혀졌다.
정부 측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고도비만인 데다, 유전으로 인한 심장병 위험을 안고 있어 건강 관련 의혹 제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며 “북한 사회의 폐쇄성 때문에 각종 억측이 주기적으로 확산됐다가 사라지는 패턴을 보이는 만큼, 일일이 대응할 가치는 없다”고 꼬집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1일 평양에서 개최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행사 개막식에서 공개 기념 연설을 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이 전람회장에서 간부들과 맞담배를 피우고 전시된 무기들 둘러보는 사진 수십장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