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1억5000만원으로’…더 쪼그라드는 주담대

금융위, 대출증가 잡기 위해 DRS규제 조기 시행할 듯
집값 상관없이 총대출금 2억 넘으면 DSR 40% 적용
연소득 5000만원에 마통있다면 5000만원 이상 줄어
  • 등록 2021-10-24 오후 5:56:33

    수정 2021-10-24 오후 9:14:39

시중은행 가계대출에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한도 규제가 적용되는 가운데 제2금융도 한도를 60%에서 40%로 줄이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서울에 있는 집 구매가 ‘하늘의 별따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소득 수준에 따라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일정을 앞당기면서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DSR 조기 시행 시 7억원 규모의 서울 아파트를 구매할 때, 5000만원 연소득의 회사원이 마이너스통장(신용 한도대출)을 최대로 뚫고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기존보다 5000만원 이상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24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6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조기 확대와 분할 상환 및 대출 심사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방안에는 DSR 규제를 조기에 시행하겠다는 내용이 주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이번 방안 내용은 DSR 시행 시기를 앞당기는 문제, 제2금융권 가계 부채 관리, 가계 부채 관리의 질적인 측면 강화 등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DSR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을 뜻하는 지표를 말한다. DSR 규제를 강화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현재 정부는 차주 단위의 DSR규제를 3단계로 시행 중이다. 지난 7월부터 1단계로 전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의 6억원 초과 주택을 빌리거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을 때 DSR 40%(비은행 60%)를 적용하고 있다. 내년 7월부터는 전 금융권 대출을 합쳐 총 대출액 2억원 초과의 경우, 2023년 7월부터는 총 대출액 1억원 초과 대출자에게도 차주 단위의 DSR 규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신용대출 산정 만기도 줄어드는데 2단계인 내년 7월부터는 기존 7년에서 5년으로 줄어든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현재 금융당국은 내년 7월 시행 예정이던 2단계 조치를 대폭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주택구매를 위해 받을 수 있던 총 대출 규모가 더욱 쪼그라든다는 소리다.

실제 한 은행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소득이 5000만원이고 5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신용 한도대출)을 터놓은 대출자가 시세 7억원의 서울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고 할 경우, 현재는 2억원까지 가능하지만 2단계 시행부터는 1억5000만원 수준으로 25%가 줄어든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연 3.95%, 주택담보대출의 금리와 분할상환기간(원리금 균등 방식)은 연 3.47%, 30년으로 가정됐다.

2단계 시행부터는 DSR 산정시 신용대출의 상환 만기가 2년이 줄면서 대출자의 마이너스통장 연 원리금 상환액이 280만원 가량 뛰게 된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더한 연간 총 상환 규모를 2000만원 아래로 묶으려면 가능한 주택담보대출은 최대 1억5000만원에 그친다는 계산이다.

또한 이번에 발표되는 방안에는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심사기준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도 DSR규제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민했으나, 실수요자 반발에 금융당국이 한발 물러섰다. 대신 시중 은행에서 전셋값이 오른 만큼만 전세 자금을 대출할 수 있도록 하고 1주택자들은 반드시 은행 창구에서 대출을 신청해 심사를 통과해야만 하는 등 관리가 깐깐해진다.

아울러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가계 부채에 대한 총량 관리 강화를 유지한다. 정부는 올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6%대로 잡았지만, 내년에는 4%대로 낮출 예정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DSR 규제가 조기시행되면 은행도 대출에 있어 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할 것”이라며 “내년에 더욱 대출 받기는 어렵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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