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그 깡패 선생님! 지금 시대였으면 깜빵 가셨을 겁니다"

'더 글로리' 이후 과거 교사폭력 경험 소환하는 사람들
현재 기준상 중형 대상도 부지기수…실제 처벌 불가능
아동학대 처벌 강화…회초리 체벌? 특수폭행 처벌대상
  • 등록 2023-03-20 오전 11:58:12

    수정 2023-03-20 오전 11:58:12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방영 이후 학교폭력에 이어 과거 교사폭력 경험이 사람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가운데, 현재 기준으로 당시 일부 교사들의 폭행은 어느 정도의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법조계에선 과거 학교 내에서 이뤄지던 교사의 폭력 중 일부는 현재 기준으로 중형 선고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공소시효 만료로 당시 폭행에 대해 실제 처벌이 불가능하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 속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의 담임교사 ‘김종문’. (사진=넷플릭스)
2019년 전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던 20년 경력의 한 교사는 수차례에 걸쳐 수업시간에 온갖 상스러운 욕을 학생들에게 했다. 그가 내뱉은 욕설은 “X발”, “지랄”, “X같다”, “조센징 새끼” 등이었다. 그는 학생 중 한 명이 생리조퇴를 하겠다고 하자, 남학생들에게 이를 떠벌리기도 했다. 결국 이 교사는 정직 처분을 받았다.

징계 차원을 넘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과거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는 남성 교사들을 흔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혼을 내준다며 남학생들의 성기를 잡는 경우도 많았다.

학생 신체접촉? 강제추행으로 교사옷 벗어야

2020년 7월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 2학년 남성 담임교사가 수업이 끝난 후 홀로 우산을 찾으러 온 제자의 엉덩이를 수차례 위아래로 쓰다듬고 토닥이는 사건이 있었다. 피해학생 부모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해당 교사는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제자에게 친밀함과 애정의 표현으로 한 행동이었다. 길어야 약 3초 정도에 불과했다”며 뭐가 문제냐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이 교사는 수사기관에서와 같은 주장을 폈다.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설령 실제로 성적 목적이 아닌 친근함의 표시의 일환이었다고 하더라도 피해 학생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 명백한 만큼 추행에 해당한다는 판단이었다. 이 교사는 결국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판결이 확정돼 당연퇴직으로 교직에서 쫓겨났다.

경남 통영에선 한 중학교 교사는 여학생들에게 강제로 손금을 봐주겠다며 손을 잡은 후 수십초 간 주물렀다. 또 잠을 자고 있는 여학생을 놀라게 한다며 팔 안쪽살을 주무르기도 했다. 이 교사 역시도 강제추행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고 교사 옷을 벗어야 했다.

이처럼 부적절한 신체접촉은 대부분 추행 혐의로 징역형 처벌을 피하기 힘들다. 교사가 스스로 보호 의무를 지니고 있는 학생에 대해 추행을 한 경우엔 일반 추행에 비해 형량이 훨씬 무거운 것이다. 교사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당연퇴직 대상이 된다. 대상이 남학생인 경우에도 처벌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교사의 체벌의 경우도 폭행이나 상해에 따른 처벌 대상이다. 일반 폭행이나 상해죄보다 형량이 훨씬 높은 아동학대 혐의가 적용된다. 과거 기준으로 단순 체벌이라고 볼 수 있는 사안도 엄연한 폭행이다. 회초리를 들었다면 특수폭행이 된다.

법, 아동 보호에 중점…교사 폭행은 가중요소

2020년 강원도 춘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학생들이 제대로 수업과목을 따라오지 못한다며 나무 막대기로 엉덩이를 한 대씩 때렸다. 이 교사는 위험한 물건을 소지해 사람을 폭행한 특수폭행범이 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과거 일부 교사들이 행한 것과 같은 무자비한 폭행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1990년대 초중반까지 학창 시절을 보낸 세대들은 학교에서 상습적으로 다수의 학생들에게 주먹이나 발 등으로 폭행을 가한 교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현재 기준에 적용할 경우 이런 교사는 실형을 피하기 힘들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보호대상인 학생들을 상대로 범행을 했고, 피해자가 다수이고, 폭행 동기가 ‘기분 나빠서’ 등과 같이 쉽사리 수긍하기 어려운 이유가 많았다. 또 반복적으로 장기간에 이뤄진 경우가 많았던 걸 감안하면 법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모든 피해학생들과 합의를 해도 실형이 나올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욕설 등 정서학대도 형사처벌 대상이다. 2019년 강원도 한 고등학교에서 아파서 책상에 누워있는 학생을 강제로 일으켜 세우고, 억울해하는 학생에게 “경찰에 신고해라. 무고죄로 신고하겠다”고 소리친 교사는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한 고위 법조계 인사는 “현재 기본적으로 법은 학교 현장에서 가장 약자인 학생 보호에 최우선적인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학교 현장에서 어떤 식의 폭행이라도 허용되는 것은 문명국가에선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법의 기본적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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