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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형 코칭이 없는 상황은 여전히 많은 기업이 겪고 있는 고민입니다. 해외의 코칭을 그대로 들여와 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의 조직 문화와 구조는 서구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차이를 무시한 채 글로벌 코칭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서구의 코칭들이 역사는 길어도 모두 선진적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한국형 코칭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한국형 코칭이 필요할까요? 한국의 기업 문화는 오랜 시간 상명하달식 지시와 성과 중심의 경영으로 형성됐습니다. 리더는 권위와 지시로 구성원을 통제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죠. 글로벌 환경에서 이러한 리더십은 오히려 조직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기에 서구식 리더십과 코칭 모델들이 도입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코칭들이 한국 기업들에게 적합할까요? 한국 기업에서 코칭의 유효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이유는 많은 코칭방식들이 여전히 서구의 방식들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는 서구의 모델을 벤치마킹하되 한국형 코칭 모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한국형 코칭은 한국만의 특별한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리더와 구성원 간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소통을 통해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재설계되어야 합니다. 특히 이익중심형의 서구와는 달리 한국은 ‘관계’를 중요시하고, 보이지 않는 ‘태도와 품성’이 판단의 기준이 되며, 조언을 주는 어른, 경험 많은 조력자가 여전히 필요한 조직문화입니다.
글로벌 스탠다드와 한국형 리더십을 조화시키는 실무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코칭의 대표적인 모델이 리더의 태도 6가지인 ‘LA 6’입니다. ‘LA6’는 리더가 조직 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프레임워크를 제시합니다. 이는 충직, 자존, 배려, 개방, 갈망, 단정의 여섯 가지로 나뉩니다. 이 모델은 리더가 구성원과의 관계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 때, 보다 효과적인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과 행동 지침을 제공합니다. 모두 서구의 코칭 모델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태도 요소’들입니다.
이젠 한국도 선진국입니다. 해외에서 가장 궁금해 하는 것중 하나가 한국의 기업 리더들의 리더십입니다. 해외에서 배울 것은 배워야겠지만, 해외의 코칭을 그대로 들여와 그들의 음식을 주면 영양소는 다소 있을지 몰라도 입맛에 맞지 않아 결국 먹지 않게되듯이 (사실 영양소도 한국인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한국의 기업과 리더들에게는 지속가능하지 못합니다. 저도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며 유명한 서구회사의 강점 진단과 코칭을 받아 봤지만 그 항목들과 결과들은 생경하였습니다. 이제 우리가 오히려 해외에 수출하여 로열티도 받고 한국의 성공적 리더십을 전파할 수 있는 K-코칭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것이 동시에 우리 기업들의 HR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문성후 대표 △경영학박사 △외국변호사(미국 뉴욕주) △연세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