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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21년간 두산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인 김재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선수 인생을 마무리했다. 통산 1793경기에 나와 타율 0.272,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을 기록했다. 두산 구단 역대 최다 경기 출장, 두산 유격수 최다 안타와 타점, 홈런 기록을 세웠다.
보통 은퇴경기를 위한 특별 엔트리의 경우 경기 시작하자마자 첫 타자를 상대하기 전에 교체된다. 하지만 김재호는 경기 시작 후에도 계속 유격수 자리에 남아있었다. 두 타자의 공격이 끝난 뒤 그제서야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이 교체 사인을 냈다.
두산의 차세대 유격수로 기대를 한몸에 받는 신인 박준순이 뛰어나갔다. 그런데 박준순의 유니폼에는 등번호가 없었다. 이유가 있었다. 김재호는 박준순이 나오자 자신이 입고 있던 유니폼을 벗었다. 그리고는 박준순에게 자신의 유니폼을 입혀줬다. 자신의 현역 시절 등번호였던 52번을 직접 물려주는 세리머니였다.
이날 선발 출전한 김재호는 이날 1회 2사 후에 교체됐다. 타구가 오지 않아 수비 기회는 없었다. 김재호는 구단을 통해 “52번 유니폼은 내게도 큰 의미”라며 “이 등번호를 달고 주전으로 도약해 우승을 이루는 등 각별하다”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또한 “박준순, 이유찬, 오명진 등 후배들이 모두 두산 베어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