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병 팔린 '회춘 샴푸' 사라질 위기...왜?

모다모다, '식약처 THB 사용 금지 해명' 기자간담회 개최
이해신 교수 “갈변 샴푸는 ‘뉴 매커니즘’, 인체 무해” 주장
식약처 설득 못하면 올해 10월까지만 제조 가능
행정고시 유예, THB 사용 예외조항 신설 등 강력 요청
  • 등록 2022-01-12 오전 11:15:14

    수정 2022-01-12 오후 1:59:09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감기만 해도 염색이 되는 샴푸’를 제조한 모다모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원료 사용금지 행정예고에 재검토를 요청했다. 모다모다가 작년 8월 출시한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는 갈변효과를 활용해 새치와 흰머리를 흑갈색으로 자연스럽게 변화시키는 제품으로 출시 이후 150만개가 팔리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모다모다는 카이스트(KAIST)와 최근 식약처가 사용금지 원료 목록에 추가하겠다고 밝힌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rihydroxybenzene, 이하 THB)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1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모다모다 샴푸를 공동 개발한 이해신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가 12일 온라인 가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윤정훈 기자)
모다모다 샴푸를 공동 개발한 이해신 카이스트 교수는 “모다모다 샴푸는 PPD(P-페닐렌디아민)와 과산화수소를 사용하는 염색제와 달리 사과가 산소를 만나 갈변하는 방식의 효과를 내는 제품”이라며 “옷을 입듯이 머리 색을 맞추고 변형시키는 등 기존과 다른 매커니즘의 혁신 기술을 통해 세계 뷰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개발단계에서부터 최근까지 수 차례 공인된 임상기관을 통해 이 제품의 안전성을 입증해 왔고 식약처에도 해당 자료를 제출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처가 THB 성분이 유해하다고 판단한 근거에 동의하기 어렵고 THB 성분은 이 세정제품에 극소량 함유될 뿐 아니라 다른 폴리페놀 성분의 수용화를 돕는 역할을 하는 보조 성분이며 다수의 연구를 통해 인체 세포에 무해함을 입증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앞서 식약처는 THB를 화장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행정 예고했다. 식약처가 행정예고를 유예하거나 취소하지 않는다면 당장 올해 10월부터는 더 이상 THB 성분이 포함된 샴푸를 제조를 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모다모다는 추가 유전독성 실험결과가 나올 때까지 행정고시 유예와 염모제가 아닌 세정제품의 THB 사용 예외조항 신설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는 “회사는 식약처가 이번 행정예고안을 재검토할 수 있도록 상반기 내 해당 성분 및 자사 제품에 대한 전문의약품 수준의 유전독성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식약처가 행정고시를 유예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이어 “이번 개정안 내 THB 사용금지 목록 추가 항목에 대한 근거 정보 공개하고 개정안 내 THB의 사용금지 목록 추가에 대해 자사 제품과 같은 세정제의 예외조항을 신설을 검토해달라고 식약처에 요청하겠다”고 했다.

약학과 독성학을 전공한 전문가들도 유럽에서 THB를 제재한 것이 모다모다 제품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냈다. 이규리 경상대학교 약학과 교수는 “THB 성분을 사용금지 조치한 EU의 제품안전성 과학위원회(SCCS) 보고서를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THB 성분이 기존의 염색약 주 성분인 PPD 성분과 결합할 시의 유해 가능성을 다루고 있는 점과 이 실험이 염색약처럼 20~30분 장시간 사용할 시의 결과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혁진 이화여자대학교 약학과 교수도 “SCCS 보고서에서 THB가 염모제 성분과 같이 쓰일 때에 조차도 포유류 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조건과 어느 하나 부합하지 않는 모다모다 샴푸가 이번 행정조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이해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배 대표는 “식약처가 사전적 예방 조치라는 명목으로 이제 막 꽃피우기 시작한 국내 혁신기술을 좌절시켜서는 안 될 일”이라며 “간담회에 나온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의견에 언론과 식약처의 많은 관심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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