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K금융' 키우려면…금산분리 완화로 투자 길 터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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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통합 서비스 모델 구축 어려워
해외 법령 허용 범위 내 적극적인 출자 시도해야
모회사의 신용공여 한도 늘려 자금조달도 지원
자회사 공동 출자한 손자회사로 다양한 서비스 제공
  • 등록 2026-05-14 오전 6:30:00

    수정 2026-05-14 오전 6:30:00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성공적인 해외 진출 및 안착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은행을 대상으로 글로벌·비이자 수익을 키우라는 압박을 하고 있지만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의 분리) 등의 국내법 규제로 인해 해외 지분투자, 플랫폼·비금융 결합 비즈니스는 손발이 묶인 상황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은행권에 따르면 해외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주로 하는 여·수신 업무를 넘어 핀테크나 결제 플랫폼, 보험·증권사와 연계한 복잡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행 금산분리 원칙이 해외 진출시에도 적용되며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제약이 크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회사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비금융사 주식을 5% 이내로만 소유할 수 있고, 은행의 경우 비금융사에 대해 15%의 출자제한을 두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해외에서 현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금융사의 해외 자회사 출자 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시행령을 개정하는 데 그친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를 들어 동남아 시장은 금융과 플랫폼, 유통 서비스가 같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국내 규제 체계로 현지 사업 모델을 따라가기 쉽지 않다”며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 플랫폼 업체와 협업하거나 합작 형태의 수요가 계속 나오고 있어 해외 현지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는 투자 규제를 조금 더 유연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금융 부문은 바젤Ⅲ을 제일 먼저 도입하는 등 규제 수준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김 교수는 “상대국의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는 적극적인 투자와 진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수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해외 현지법인의 자금조달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모회사의 신용공여 한도도 늘릴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은 2023년 은행지주 소속 해외현지법인에 대한 신용공여의 경우 자회사 등 간 신용공여 한도를 3년 간 10%포인트(p) 추가로 부여하기로 한 바 있다. 서기수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 교수는 “모회사와 자회사 간 신용공여 규제를 완화해 투자를 늘리고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자회사의 공동 출자도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은행, 카드, 증권 등이 합작회사를 꾸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현행 공정거래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은 지주-자회사-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수직 출자 구조를 엄격하게 규율하고 있으며 특히 지주회사 자회사가 손자회사를 공동으로 출자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 내 여러 자회사가 손자회사 형태로 해외 합작법인을 세우는 구조에는 제약이 크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1분기 순이익 1조원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의 예처럼 자기자본으로 적극적인 해외 투자에 나서는 방안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은 예금자 보호 원칙에 더해 은행법상 업무 제한 및 자기자본비율 규제 등을 받고 있어 적극적인 투자는 한계가 있다. 서 교수는 “증권사만큼은 아니어도 현재 은행의 해외 투자와 증권의 중간 단계 정도의 투자를 허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투자은행처럼 성장하려면 자본 규제 등의 문을 더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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