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은행의 유럽지역 차입비중이 하락하는데다, 재정위기 진원지인 스페인, 그리스 등 위기 국가들에 대한 위험노출(익스포저)도 감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차입선 다변화 노력 등으로 유럽지역 차입비중은 31.9%로 작년말의 33.6%에서 1.7%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6월말의 36.0%에 비해선 4.1%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여기에 유럽지역 차입의 72% 가량인 297억달러가 유럽계 은행이 주간사로 발행한 채권임을 감안하면 실제 투자자 기준 유럽지역 차입비중은 31.9%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국제금융센터가 잠정 집계한 작년도 한국계 공모 외화채권 투자자 분포도 조사에 따르면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미국(45%)과 아시아(41%)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3월말 현재 국내 금융회사의 유럽지역 익스포져 비중은 21.7%로 작년 6월말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은행권이 건전성이 양호한 독일계 은행에 여유자금을 운용한 점을 감안하면 독일을 뺀 실제 유럽지역 비중은 18.4%로 크게 하락한다.
금감원은 엄격한 스트레스테스트 실시로 은행권의 유동성이 충분한데다, 중장기 차환율도 올 들어 4월까지 177.1%를 유지하고 있어 대외불안에 따른 리스크 요인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지영오 금감원 외환감독국 외환시장팀장은 "유럽 위기의 확산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 향후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이미 마련된 컨틴전시플랜에 따라 단계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