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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새론 씨의 과거 일거수일투족을 정당화하자고 드리는 말씀이 아니다. 우리가 지금 느끼는 비통함, 참담함,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스스로 정의의 편에 서 있다고 생각하면 죽창을 들고 몰려가 사정없이 목표물을 찌른다. 그 방식이 아무리 공적인 범위를 넘어서고 잔인해도 상관없다. 자신이 정의의 편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면 말이다”라며 “최근 들어 이 방식은 더욱 잔혹해졌다. 서로를 향한 ‘파묘’는 일상이 되었고, 폭로하고 또 폭로하고, 어디든 끝까지 쫓아가 기어이 대상을 짓이겨 버린다. 그리고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투적으로 ‘우리 정치가 자성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은 진단이다. 정치가 사회문화와 동떨어져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이 광기의 책임이 특정 정치 세력에게 있는 것도 아니다. 사회 모두가, 상대를 공격할 수 있을 때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렇지 않게 죽창을 휘둘렀다. 그러니 누구도 신사협정을 제안할 자격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럼에도 감히 말씀드린다. 아무리 변해야 할 것 투성이인 대한민국이지만, 저는 보수를 말하는 정치인으로서, 우리가 소중히 지켜야 할 사회적 가치와 미덕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천인공노한 일을 한 사람에게도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것, 사적제재로 누군가를 인격살해 하지 않는 것, 섣불리 판단해서 집단으로 린치하지 않는 것. 이 모든 것이 놀랍게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가 지키려고 노력했던 가치들”이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제 이 지옥도를 멈춰야 한다. 우리가 지키고자 했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서로 낭떠러지로 밀어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회는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는다”며 “누군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법이 그를 처벌할 것이다. 아무리 공정의 가치가 무너진 사회에서도 그를 바로 세우겠다며 손쉽게 죽창을 드는 것은 결코 정의가 될 수 없다. 그 원칙이 살아 있는 사회야말로 그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만들어낸 근대 법치국가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진심으로 고 김새론 씨의 명복을 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라고 했다.
김 씨는 전날 25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김 씨는 최근 연극 ‘동치미’를 통해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하려 했으나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하차했다.
김 씨가 세상을 등지자 ‘디시인사이드 여자 연예인 갤러리’는 “김새론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과정에서 그가 감당해야 했던 비난과 여론의 외면은 인간적인 한계를 넘는 것이었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 씨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7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6시 20분이다. 유작인 영화 ‘기타맨’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