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가전 시장 공략에 힘을 싣는다. 중국 현지에서 자사의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소개하며 중국의 국산품 애용 문화에 도전장을 냈다.
삼성전자는 중국 현지시간 기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베이징에서 ‘2023 중국 테크 세미나’를 열고 2023년 TV와 생활가전 신기술을 선보였다. 행사에는 현지 주요 미디어와 거래선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 삼성전자가 중국 베이징에서 ‘2023 중국 테크 세미나’를 개최해 2023년형 TV와 생활가전 제품들의 신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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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2023년형 Neo QLED(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 8K, 98형 QLE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업그레이드된 화질 △강력해진 게이밍 경험 △더 프레임의 매트 디스플레이 △스마트 캘리브레이션 등 TV 신기술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TV뿐 아니라 가전제품 비스포크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독자 기슬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세탁기와 건조기를 중심으로 △AI에 기반해 세탁물의 양과 오염도 등을 알아서 판단해 세탁·건조하는 ‘AI 맞춤 세탁’과 ‘AI 맞춤 건조’ △소비자 사용패턴에 맞춰 맞춤 세탁코스를 추천하는 ‘AI 맞춤추천’ 기술을 앞세웠다.
또 △-23~4℃까지 넓은 온도 대역에서 여러가지 모드로 온도를 설정하는 맞춤형 보관 기술 △냉장실과 냉동실의 온도 편차를 0.5도 내외로 최소화한 미세 정온 기술 등 냉장고 관련 기술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전세계 주요 지역에서 테크 및 라이프스타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테크 세미나’를 열고 TV 핵심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왔다. 주로 TV 등 음향·디스플레이 제품과 기술 소개가 핵심이었다. 지난 2월 독일에서 진행한 ‘2023 유럽 테크 세미나’에서도 2023년형 네오 QLED와 OLED 등 TV 신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중국에선 TV뿐 아니라 가전제품 기술도 적극 알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중국 가전 시장 공략에 무게를 싣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현재 삼성전자의 가전 및 스마트폰 사업은 중국 내수 위주 정책과 국산품 애용 문화 확산, 중국 자체 기술 경쟁력 강화 등으로 인해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중국에서 삼성전자의 세트제품을 판매하는 중국 판매법인 SCIC는 지난해 순이익이 257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2.8% 줄었다.
|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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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21년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주도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출범했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사업혁신팀과 중국전략협력실장의 수장을 모두 교체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한 부회장도 올해 초 열린 CES 2023에서 “중국 시장에 어떻게 새롭게 접근할지 방법을 찾았고 제품·유통에 적용하며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중국 공략의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업체들이 내수를 꽉 잡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중국 가전에서 성장을 도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고소득층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은 노려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