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강의 만루·언더 타율, 김경언 적중했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5할에 가까운 극강의 언더핸드 투수 타율. 한화 김태균은 피해갔을 지언정 김경언마저 당하진 않았다.

한화는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5-2로 역전승을 거두고 올시즌 두산전 첫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두산전 상대전적은 4승6패가 됐다.

승부처는 7회였다. 2-2 동점에서 7회 1사 후 이용규가 윤명준을 상대로 3루타를 치며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두산은 좌완 함덕주로 교체했지만 강경학이 볼넷을 얻어냈고 정근우마저 몸에 맞는 볼로 출루, 상황은 만루가 됐다.

두산 벤치는 다시 한 번 움직였다. 사이드암 오현택 투입. 그리고 상대는 4번 타자 김태균과 김경언이었다. 관건은 두 선수 모두 사이드암과 언더핸드 상대 타율이 리그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는 것이었다.

김태균은 언더투수 상대 타율이 4할5푼5리(33타수15안타)로 리그 2위의 타자다. 김경언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해 순위권에는 없지만 홈런 1개 포함 16타수 7안타로 역시 타율 4할3푼8리를 기록 중이었다. 타자가 3할만 쳐도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두 선수는 거의 50%에 육박하는 확률을 보이고 있었다.

오현택으로 맞불을 놓은 두산과 언더핸드 상대 극강의 타율을 보이고 있는 한화 김태균과 김경언의 승부. 결과는 한화가 웃었다.

김태균이 우측 폴대를 살짝 빗겨 담장을 맞히는 파울 타구를 쳐내며 오현택을 괴롭혔으나 2스트라이크 이후 삼진으로 물러나 아웃카운트가 하나 늘었다. 2사 만루.

김태균은 당했지만 김경언은 기록을 벗어나지 않았다. 2사 만루서 상황은 2볼 2스트라이크. 김경언은 오현택의 5구째를 공략, 2루수 키를 넘어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작렬시켰다. 올시즌 만루 상황에서 5타수 4안타, 타율 8할을 기록 중인 김경언의 기록까지 더해지니 확률은 훨씬 높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김경언의 한 방이 이날의 결승점이 됐다.

앞선 만루의 상황도 김경언이 해결사 역할을 해줬다.

중반까지만 해도 한화가 끌려가는 흐름이었다. 상대 선발 허준혁의 호투에 막혔다. 간간히 볼넷과 안타로 누상에 출루하긴했지만 홈까지 불러들이는 힘은 약했다. 5회까지 무득점. 그 사이 한화는 4회 볼넷만 5개로 2점을 먼저 내주고 말았다.

흐름이 바뀐 건 6회였다. 강경학이 볼넷, 정근우가 안타, 김태균이 볼넷으로 얻어낸 무사 만루에서 김경언은 윤명준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때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산과 첫 경기 3안타 맹타로 팀 승리를 도운 김경언은 위닝시리즈가 달린 세 번째 경기서도 승리의 주역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