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후폭풍…중국→미국 항만·항공 화물 운송 '뚝'

4월 중순 중국→미국 컨테이너 예약 전년比 45% 급감
亞-북미 5월 예약도 40만개↓…LA항, 20편 취소 전망
항공 운송 예약도 30% 줄어…"소액 면세 폐지도 영향"
  • 등록 2025-04-28 오전 11:22:49

    수정 2025-04-28 오전 11:22:4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이 바닷길과 하늘길에서 모두 급감했다. 관세 부담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 내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사진=AFP)


145% 대중 관세 이어 5월 소액 면세 폐지로 추가 타격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컨테이너 추적 서비스 업체인 비전의 최신 자료를 인용해 4월 중순 기준 중국발 미국행 20피트 표준 컨테이너 예약이 1년 전보다 4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한 영향으로, 해당 관세가 적용된 첫 중국발 컨테이너가 조만간 미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다음달 상황도 심각하다. 800달러 미만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는 ‘소액 면세 제도’(de minimis)가 5월 2일부터 폐지됨에 따라 추가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중국이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선적 데이터 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5월 5일부터 4주 동안 아시아-북미 노선에 예약된 컨테이너 수는 당초 계획보다 약 40만개 줄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기 전인 3월 초에 예약된 컨테이너 수보다 25% 감소한 것이다.

특히 주요 입국 경로인 로스앤젤레스(LA) 항구는 이번 달 6편의 항로가 취소된 데 이어 5월엔 20편의 항로가 취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5만개 이상의 컨테이너가 운송되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LA항은 5월 4일부터 시작되는 주간의 예정 도착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해운사 중 하나인 하팍로이드는 “중국 고객들이 중국발 예약의 약 30%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홍콩증시에 상장한 대만 선사 TS라인도 “최근 아시아-미국 서부 해안 노선 하나를 중단했다. 수요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항만뿐 아니다. 미국 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회원사들의 중국발 항공화물 운송 예약은 전년 동기대비 약 30% 감소했다. 협회의 브랜든 프리드 이사는 많은 회원사가 중국으로부터 주문 접수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홍콩 캐세이퍼시픽의 최고상업책임자(CCO)인 라비니아 라우는 “항공화물 사업이 회사 수익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며 “관세와 소액 면세 제도 규정 변경으로 중국과 미국 간 수요가 약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콩 화물운송업체 이지웨이 에어 프레이트는 “관세 인상 이후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사업이 반토막났다”고 토로했다.

美수입업자, 상황 지켜보며 베트남 등서 재고확보 열중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가 145%보다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중국은 미국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향후 공급망이 완전히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CC가 60개국 이상의 회원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앞으로의 미중 협상 결과와 관계 없이 무역에 영구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국제상공회의소(ICC) 존 덴튼 사무총장은 “무역업자들이 워싱턴과 베이징이 얼마나 빨리 협상을 타결해 관세를 낮출 수 있을지 지켜보며 선적 결정을 미루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 비용이 1930년대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한 최소 관세율이 10%가 될 것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가 90일 간 유예되면서 일시적인 공급망 이동도 확인된다. 물류 허브 프레이토스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출발하는 40피트 컨테이너의 가격은 15% 상승한 반면, 중국-미국 주요 노선의 가격은 27% 하락했다.

미국 수입업자들은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으로부터 공급을 서두르는 동시에, 중국에서 새로운 상품을 수입하기 전에 미리 비축한 재고를 먼저 소진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물건을 꺼낼 때에만 세금을 내는 ‘보세 창고’를 이용하거나 캐나다 등 인근 국가로 우회해 재고를 재배치하고 있다.

아마존에서 연간 7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모멘텀 커머스의 존 시어 대표는 “가격 상승과 소비자 지출 감소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같은 가격에도 거래량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이 관세율 완화에 합의하면 운송이 재개해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 물류업체 플렉스포트의 해상 화물 이사인 네이선 스트랭은 “기업들이 원산지(중국)와 도착지(미국)에서 상품을 그대로 쌓아두고 있는데, 관세 인하 합의가 이뤄지면 선적 운임이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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