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대자보, 연세대 이어 '파격적 풍자'로 한국사 국정화 반대

  • 등록 2015-10-20 오전 11:22:40

    수정 2015-10-20 오전 11:22:40

[이데일리 e뉴스 김병준 기자] 연세대에서 북한의 담화문체를 빌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대자보를 발표한 데 이어 고려대도 대자보를 공개했다.

19일 고려대 재학생이 작성한 대자보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앞서 연세대 대자보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어투로 작성됐다. 제목은 ‘고등중학교 력사교과서 국정화는 우리공화국 인민의 시종일관한 립장’이다.

표면적으로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북한의 막무가내식 태도에 빗대어 풍자한 것이다.

대자보는 “위대한 반인 반신 박정희 동지의 5.16 군사혁명과 유신의 유지를 받드신 경애하는 지도자 박근혜 동지께서 고증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결정하시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고려대 대자보를 만든 학생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국론분열 이념책동을 저질러 불신의 연륜을 새기는 매국역적 반동 종북주의자들의 놀라운 망동을 일시에 종식시키고 우리 공화국의 내일을 위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사상과 교육으로 정화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자 값 높은 혜안”이라고 평가했다.

대자보에는 먼저 국정화 반대 의지를 표명한 연세대를 “참새를 상징으로 쓰는 학교”라고 비유하며 그들의 뜻에 동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고려대 대자보를 만든 학생은 “좌빨 역사학계는 혹여 자기들 밥그릇이 줄어들까 전전긍긍하며 경애하는 영도자 박근혜 동지의 결정에 반기를 드는 수작을 부리었다”라며 “이를 두고 많은 인민 단체들이 규탄 대회를 진행하였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국정화에 반대한 연세대 역사학과 교수진을 비판한 시민단체의 시위 사진도 첨부했다.

한편 앞서 연세대도 “민족의 위대한 영도자이시며 존엄높이 받들어 모실 경애하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께서 얼마 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선포하셨다. 이승만 대통령 각하와 박정희 대통령 각하를 가장 숭고한 기쁨과 영광으로 받들어 모시려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의 무한한 혜안”이라는 내용이 담긴 풍자적 대자보를 공개한 바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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