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인영·임종석 새 외교안보라인에 기대감 우회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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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매체 보도·시민단체 주장 인용해 실어
새 안보라인 첫 언급… 서훈·박지원은 빠져
한미워킹그룹·연합훈련 중단 '압박' 분석도
  • 등록 2020-07-14 오전 10:03:39

    수정 2020-07-14 오전 10:32:05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이 선전매체를 통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등 남측의 새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기대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북한 관영매체를 통한 공식 반응은 아니지만, 남한 매체나 시민단체의 주장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4일 우리나라 인터넷매체인 자주시보의 논평·수필란에 실린 글을 부분 게재하고 “이번 인사에서 이인영, 임종석 두 사람에게 거는 기대도 많다”는 문장을 인용했다. 또 “두 사람이 다 ‘한미워킹그룹’ 문제에 비판적인 말들을 한 상황이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는 표현도 그대로 보도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는 남북관계 개선을 중시하는 새 외교안보라인을 통해 그동안 북한이 불만을 표시해왔던 한미워킹그룹과 한미연합훈련 등 대조선 적대 정책이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은 다른 내정자에 대한 소개 없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의 이 장관 후보자와 임 보좌관에 대한 이야기만 담았다.

우리민족끼리는 총 1600자 길이의 글을 600자 수준으로 줄여 소개하면서도 “‘우리 민족끼리’의 철학과 ‘미국에 맞설’ 용기를 내야 한다”, “한미워킹그룹, 한미연합훈련 싹 다 없애라고 해야 한다” 등의 문장은 고스란히 살렸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조사를 인용해 남한 각계가 정부에 자주적인 태도를 갖고 친미사대 근성을 버릴 것을 요구했다는 내용을 실었다. 한미관계 청산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주장도 연달아 내놨다.

‘통일의 메아리’는 이날 3꼭지를 할애해 대학생진보연합과 8·15 민족자주대회 추진위원회, 부산 시민단체 등의 한미워킹그룹 해체 및 주한미군 철수 촉구 기자회견 내용을 전했다.

이 같은 선전매체의 보도는 북한의 원색적인 대남비난이 3주째 멈춘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계획 보류 뒤 대남 강경 발언을 사실상 전면 중단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 관영매체가 아닌 선전매체이지만 북한이 남한의 새 외교안보라인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북한이 문제 삼았던 한미워킹그룹과 한미연합훈련 완화 등에 대한 북한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새 외교안보 진영이 향후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한미워킹그룹 등 한미동맹 기조에서 먼저 탈피해야 한다는 압박도 담겨있다”고 했다.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안보라인을 대거 교체했다. 이 장관 후보와 임 보좌관과 더불어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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