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폐지시킨 '사직제례악', 116년 만에 공연으로 재탄생

국립국악원 2024년도 대표공연 ''사직제례악''
종묘제례와 함께 조선 국왕의 중요한 의식
2014년 복원, 11~12일 정식 공연으로 첫 무대
국가무형유산·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 등록 2024-07-11 오전 10:32:33

    수정 2024-07-11 오전 10:32:33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땅은 두터워 만물을 실으니 그 크기가 한이 없어 우리 백성에게 곡식을 먹이시니 만세토록 길이 신뢰하도다.”

국립국악원 2024년도 대표공연 ‘사직제례악’ 언론시연회가 10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렸다. (사진=김태형 기자)
조선 시대 국왕이 주관한 가장 중요한 의식은 두 가지다. 역대 왕들의 제사를 모시는 종묘제례(宗廟祭禮), 그리고 땅과 곡식의 신을 모시는 사직대제(社稷大祭)다.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은 국가무형유산으로 지금까지 전통을 이어오고 있고, 2001년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됐다. 그러나 사직대제와 사직대제에 쓰인 음악·노래·무용 ‘사직제례악’은 1908년 일제의 강압으로 폐지되면서 명맥이 끊겼다. 사직대제는 1988년 전주이씨대동종약원(현 사직대제보존회)에 의해 복원됐으나, 사직제례악은 그렇지 못했다.

사직제례악이 116여 년만에 정식 공연으로 부활한다. 국립국악원은 2024년도 대표공연 ‘사직제례악’을 11~12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한다. 국립국악원이 2014년 ‘사직서의궤’(1783)와 일제 강점기 왕실 음악기구였던 이왕직아악부의 음악 자료를 토대로 사직제례악 복원 결과를 발표한 지 10년 만이다.

국립국악원 2024년도 대표공연 ‘사직제례악’ 언론시연회가 10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렸다. (사진=김태형 기자)
개막 전날인 1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언론시연회에서 이건회 국립국악원 정악단 예술감독은 “오랜 시간 단절돼 있던 사직제례악을 복원해 종묘제례악과 함께 우리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며, 온 국민이 사직대제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함께 되새기기 위해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는 사직제례악은 대한제국 시기 자주 국가로서의 위상에 적합한 예법을 기록한 ‘대한예전’(大韓禮典, 1898)을 바탕으로 복원한 것이다. 황제국의 위엄을 갖추고 거행됐던 의식인 만큼 보다 화려한 왕의 복식, 특종과 특경 등 새로운 악기를 추가해 자주 국가로서의 위용을 높이고자 한 점이 특징이다. ‘악학궤범’(1493)을 토대로 김환중·김현곤 장인이 복원한 아악기인 ‘관, 화, 생, 우’도 등장한다.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 단원 120여 명이 참여하고, 무대 천장과 바닥에 LED 스크린을 설치하는 등 대규모의 볼거리를 갖췄다.

2014년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으로 ‘사직제례악’ 복원을 이끌었던 송지원 자문위원은 “종묘제례악은 세종대왕이 만든 음악이고, 사직제례악은 고려 예종 때부터 전해져온 음악을 세종 때 박연을 중심으로 만든 음악”이라며 “종묘제례악이 향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선율을 들려준다면, 아악을 바탕으로 하는 사직제례악은 같은 선율을 조 옮김을 하며 반복돼 현대음악과 같은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악원 2024년도 대표공연 ‘사직제례악’ 언론시연회가 10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렸다. (사진=김태형 기자)
국립국악원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사직대제와 사직제례악의 국가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더 나아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도 등재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사직제례악’을 공연 콘텐츠로 꾸준히 무대에 올리며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총연출을 맡은 이대영 중앙대 예술대학원장은 “사직대제는 국민의 안녕과 행복, 풍요를 기원하는 제사로 종묘제례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며 “향후 사직단에서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가운데 대통령과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장관 등이 직접 참여하는 버라이어티한 행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립국악원 2024년도 대표공연 ‘사직제례악’ 언론시연회가 10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렸다. (사진=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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