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잔치가 직원들의 통장을 넘어 금융·부동산·소비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억대 성과급이 대출 한도를 늘리고 주택과 자동차 구매 여력을 키우는 동시에 다른 기업의 임금 인상과 인재 확보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한 해 성과급만으로 대출 한도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겠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소득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지난 15일 발표한 올해 하반기 업무계획에 포함해 성과급을 많이 받지 못하는 직장인들까지 피해를 입게 됐다. 반도체 호황이 직원들의 소득을 끌어올리자 가계대출 규제까지 강화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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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6억까지 받아 집 살 수 있게 된 그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2025년도 실적에 따른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직원 1인당 약 1억50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추산된다.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제도를 적용한 결과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의 실적을 반영하는 새로운 성과급 제도를 마련하면서 메모리사업부를 중심으로 고액 보상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성과급으로 인해 인정소득이 늘어 주담대 한도가 높아질 것을 우려한 금융 위원회가 성과급을 2년에 나눠 반영하면 한도는 4억2100만원, 3년에 나눠 반영하면 2억8500만원으로 줄어든다. 같은 사람이 같은 집을 사더라도 성과급을 소득으로 인정하는 방식에 따라 대출 가능액이 3억원 넘게 차이 나는 것이다.
성과급 인상에 물가 뛰고, 인재시장 쏠림현상까지
고액 성과급은 기업 내부의 인력 이동 심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지난달 조합원 8297명을 조사한 결과, 향후 2년 안에 이직할 의향이 높다는 응답은 파운드리사업부 81.5%, 시스템LSI사업부 75.4%에 달했다. 반면 올해 약 6억원의 성과급이 예상되는 메모리사업부는 32.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사업부별 실적과 보상 격차가 직원들의 잔류 여부를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들이 실제로 어느 회사로 이직하려는지는 조사되지 않았다.
반도체 기업의 보상 수준은 대학 입시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2026학년도 정시에서 SK하이닉스와 채용 계약을 맺은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경쟁률은 11.80대 1,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9.00대 1,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7.47대 1을 기록했다. 같은 해 서울 주요 11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5.31대 1이었다. 취업 보장과 장학금, 반도체 호황에 따른 높은 보상 기대가 함께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성과급 경쟁은 반도체업계 밖으로도 번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고,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해 달라는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일렉트릭 노조에서는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가 나왔다.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영업이익 연동 보상 논쟁이 삼성전자를 거쳐 자동차·조선·방산·전기업계의 임금협상으로 확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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