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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 2022~2024년까지 3년간 이어진 장기채 순매도 흐름과는 대조를 이룬다. 특히 생보사는 2023년 한 해에만 3조 3490억원을, 2024년에는 2조 9520억원을 순매도했다. 손보사도 2023년에는 1조원 이상을 팔았고, 2024년엔 매수로 전환했지만 규모는 3420억원에 불과했다.
이번 장기채 순매수는 시점상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변화와 맞물려 있다. 한은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2.50%로 인하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간 네 번째 인하다. 한은은 지난해 10~11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내렸고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 인하했다. 이에 보험사는 만기 구조가 긴 국고채를 선제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금리 저점 구간에서의 수익률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정착 이후에는 포지션(채권 매도 또는 매수 투자 상태)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게 가능해졌고 금리 하락을 염두에 둔 장기물 비중 확대를 다시 논의하고 있다”며 “기준금리보다 시장금리 하락이 빠르게 나타난 점도 채권 매입을 유도한 배경이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회계 규제에 얽매인 대응이 많았지만 지금은 리스크 테이킹(투자 위험 감수)을 할 수 있는 환경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금리 인하가 연속성 있게 이어진다면 올해 하반기엔 매수 규모를 더 늘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맞추는 것이다”며 “국고채를 사들인 후 중간에 매각하지 않고 보유한 물량이 상당하다. 채권 만기가 다가오면서 다시금 갈아타려는 대기 물량이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국고채 전체 보유잔고 중 20년물의 비중은 계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2020년 말 기준 생보사 기준 31.1%였던 20년물 비중은 올해 3월 말 현재 21.9%까지 내려왔다. 손보사 역시 같은 기간 20.0%에서 11.6%로 떨어졌다. 따라서 보험사가 20년물을 최근 들어 선별적으로 매입을 재개한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