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로 이데일리와 만난 배우 백형훈(37)과 마이클리(51)가 입 모아 예찬한 작품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군중의 절대적 추앙을 받는 하느님의 아들이자 열두 제자의 리더 지저스(예수) 생애 마지막 7일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백형훈과 마이클리는 최근 새 시즌의 막을 올린 이 작품에서 각각 유다와 지저스 역을 맡아 극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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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형훈이 연기하는 유다는 극의 주인공인 지저스와 대적하는 인물이다. 지저스를 존경하면서도 그의 이상주의적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 고뇌하며 혼란스러움을 겪는다. 백형훈은 “유다는 반항아적이면서도 통찰력이 있는 인물로 그려지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지난 공연 때와 체중이 10kg 정도 차이가 난다. 그땐 예민해 보이고 싶어서 살을 뺐는데, 이번엔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로 표현해 보고자 체중을 늘렸다”는 비화를 밝혔다.
유다는 지저스가 십자가형에 처해지는 순간 록 사운드 음악에 맞춰 콘서트 같은 무대를 펼치며 작품의 파격성에 힘을 싣는 인물이기도 하다. 백형훈은 “울분에 차 있는 유다가 한풀이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형훈은 이어 “평소엔 관객과 마주치면 숨고 싶어질 정도로 부끄러움도 많고 낯가림도 심하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을 보고 ‘백형훈이 저랬어?’ 하는 반응을 보인 분이 많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백형훈은 “그만큼 강한 임팩트를 남겨주는 작품이기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표현을 한 것”이라며 “이번 시즌을 통해서는 ‘백형훈은 이 작품에 꼭 필요한 배우’라는 평가를 얻고 싶다”고 밝혔다.
마이클리는 이어 작곡가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팬임을 자처하며 “이 작품의 음악이 그의 음악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최고의 이야기를 최고의 음악으로 펼쳐내는 뮤지컬”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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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신부가 되고 싶기도 했다는 천주교 신자 마이클리는 “아이가 생긴 뒤 삶의 이유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좋지 않은 사건이 벌어지는 걸 지켜볼 땐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에 따라 지저스를 표현하는 방식도 이전과 달라졌다. 의심을 더 많이 하는 지저스인 셈”이라면서 “그래서인지 새로운 작품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을 보탰다.
따로 종교가 없다는 백형훈은 “작품을 한 발짝 떨어져 볼 수 있어 좋다”면서 “편견 없이 한 사람의 아픈 일대기로 보며 작품과 캐릭터를 연구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 자신에게 ‘저 사람은 왜 저런 선택을 한 걸까’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좋은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의 질문을 해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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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리는 “음악 편곡도 좋고 배우들의 가창력도 뛰어나다. 수많은 프로덕션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공연을 접했는데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의 버전이 전 세계를 통틀어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관람을 독려했다.
백형훈은 “저 또한 배우들이 각자 해내야 할 것 이상을 해주면서 탄성을 불러일으키는 연기와 가창력으로 작품의 몰입도를 높여주고 있다고 느낀다”면서 “언제 또다시 한국 공연이 이뤄질지 모르는 작품인 만큼 많은 분이 극장을 찾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