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3 진압 책임자 논란이 일었던 박진경 대령에게 훈장이 수여된 것과 관련해 국가유공자 지정 취소 검토를 지시했다.
 |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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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박진경 대령에게 훈장이 수여된 것과 관련해 국가 유공자 취소 검토를 지시했다. 박 대령은 제주 4·3 당시 제주에 주둔한 9연대장으로 진압 작전을 이끌다 암살된 인물로, 무고한 민간인 수천 명을 잡아들이는 등 4·3 민간인 학살에 주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서울보훈지청은 지난 10월 박진경 대령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했다. 보훈부는 유족이 신청했으며, 박 대령이 ‘을지무공훈장을 받은 무공수훈자’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법 제4조에 따라 자격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국가유공자법 제4조에 따르면 무공훈장을 받은 사람은 유족 등의 신청이 있을 때 국가유공자로 인정된다.
보훈부가 박 대령에게 훈장을 수여하자, 제주 4·3 범국민위원회 등 전국 20여 개 단체는 박 대령의 과거 이력을 근거로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박진경에 대한 국가유공자 지정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짓밟는 일”이라며 “12·3 내란 청산의 한가운데서 4·3 민간인 학살 가해 책임자의 국가유공자 지정은 반역사적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주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지정 취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도의원들은 “제주도민 수만 명의 희생은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고 유족들의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국가기관이 기계적 절차를 핑계로 가해자를 유공자로 둔갑시키는 것은 단순 실수를 넘어 국가 책임의 근간을 붕괴시키는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사태가 커지자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지난 11일 제주도를 찾아가 유족들에게 사과하며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권 장관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12월 10일 제주 4·3 진압 책임자에게 국가보훈부 서울보훈청에서 이재명 대통령 명의의 국가유공자증을 발급한 일로 완전 그로기 상태”라며 “이 일로 11일 제주 4·3 유족들을 방문해 사과하고 시정을 약속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