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 사는 '일본도' 가족은 평소대로"...유족, 신상공개 촉구

  • 등록 2024-09-09 오후 12:46:18

    수정 2024-09-09 오후 12:46:1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일본도 살인 사건’ 피해자의 유족 측이 가해자 백모(37) 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에서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된 백모(37)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족 측 법률대리인 법률사무소 빈센트의 남언호 변호사는 9일 오전 서울서부지검 앞에서 백 씨의 신상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내용의 진정서와 지난달 28일 9713명의 시민이 온·오프라인으로 작성한 엄벌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앞서 남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백 씨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경찰과 검찰은 피해자 가족의 2차 가해 방지 등을 이유로 모두 비공개 결정을 했으나 유족들은 가해자의 신상이 공개되는 것과 2차 가해의 직접적 관련성에 강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현재 유족의 상태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이 조금 넘는데 그동안 이 사건에 대한 가해자의 만행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아직 가해자의 신상이 드러나지 않은 점에 대해 유족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가해자의 가족 또는 가해자 측으로부터 어떠한 사과나 합의 의사도 전달받은 바 없다”고 했다.

피해자의 아내는 자필 탄원서를 통해 “(고인은) 참 좋은 아빠이자 남편이었다”면서 “지금까지 가해자와 그 가족들은 단 한마디 사과조차 없었다. 오히려 심신미약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며 가해자 가족들 역시 평소 일상과 다를 바 없이 지내고 있다”며 엄벌을 내려달라고 했다.

피해자의 아내는 이날 오전 서울 서부경찰서에서 백 씨의 아버지가 사건 관련 기사에 아들을 옹호하는 댓글을 남긴 것과 관련해 고소인 조사를 받기도 했다. 유족 측이 백 씨의 아버지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데 따른 것이다.

유족 측에 따르면 백 씨의 아버지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4일까지 10개 기사에 ‘아들(백 씨)이 공익과 대의를 위해, 한반도 전쟁을 막고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 범행했다’는 취지의 댓글 약 20개를 달았다. 또 지난 5일부터 전날까지 비슷한 내용의 댓글들을 추가로 남겼다.

현재 백 씨의 아버지는 피해자 가족과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 씨는 지난 7월 29일 오후 11시 22분께 은평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장식용으로 허가받은 일본도를 이웃 주민인 40대 남성에게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피해자가 자신을 미행하고 감시하는 중국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검찰은 ‘치밀하게 계획된 이상동기 범죄’라고 판단했다. 백 씨는 지난 4일 법원에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다.

남 변호사는 백 씨가 범행을 준비했고 살인의 고의가 명확한 행위를 한 점 등을 들어 “범행 당시와 직후에 정상적인 사물 변별 능력과 행위 통제 능력이 있었다고 평가해야 한다”며 “가해자에게 절대 심신장애의 형사 책임 조각이나 감경이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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