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소형아파트 인기에 눌려 몇년간 ‘찬밥 신세’로 전락했던 대형 아파트의 반란이 시작됐다. 특히 올해는 소형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몇년간 받았던 서러움을 한 꺼번에 씻어내고 있다. 정부의 다주택자 세금 중과를 피해 주택 수는 줄이고 규모는 넓히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늘면서 몸값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부동산 큐레이션 업체 경제만랩이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아파트 규모별(소형·중소형·중대형·대형) 평균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올 들어 대형(전용면적 135㎡ 이상)의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9월 기준 대형의 평균 매매가격은 18억8160만원으로 1월(18억1961만원)에 비해 9개월 새 3.41%나 상승했다.
이어 중형아파트(전용 95.9~135㎡) 평균 매매가격이 1월 8억9033만원에서 9월 9억2025만원으로 3.36% 오르며 뒤를 이었다. 중소형(전용 40~62.8㎡)은 5억8291만원에서 6억254만원으로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그동안 아파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려왔던 소형 아파트는 상승률 꼴찌를 기록했다. 1월 3억5040만원에서 3억 5865만원으로 올라 2.35%에 그쳤다. 정부의 임대사업자 세제혜택 축소,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다주택자 세금 부담 등의 이유로 관심이 줄면서 가격 상승폭이 뒤쳐진 것으로 경제만랩 측은 분석했다.
대형 아파트 매매거래는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에 집중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8월 서울에서 대형아파트는 총 1999건이 거래됐다. 이중 강남구가 총 503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368건), 서초구(291건)가 뒤를 이었다. 강남 3구만 봤을때 전체 58.1%에 달하는 거래량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최근 대형아파트는 세대 분리형 아파트로 개조를 하거나 셰어하우스로 활용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임대시장에서도 가치를 재조명받고 있다”며 “다만 이는 정부의 다주택자 세금 중과 등 정책적 요인이 주된 이유여서 가격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