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이보다 더 완벽한 유닛이 또 있을까.
솔로로도 충분한 아이린과 슬기가 유닛으로 한 무대에 올랐다.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두 멤버의 각기 다른 매력이 무대 위에서 완벽한 합을 완성했다. 공연을 보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눈과 귀를 사로잡는 마성의 매력으로 가득했다. 레벨이 남다른, K팝 역사에 길이 남을 ‘퍼펙트 유닛’으로 손색 없는 무대였다.
 | 레드벨벳-아이린&슬기(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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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아이린&슬기 아이린&슬기가 14~15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025 아이린 & 슬기 콘서트 투어 [ 밸런스 ] 인 서울’(2025 IRENE & SEULGI Concert Tour [ BALANCE ] in SEOUL)을 성황리에 마쳤다. 유닛으로는 처음 개최한 단독 콘서트인 만큼 예매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 양일간 6000여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이번 콘서트는 서로 다른 두 존재가 완벽한 ‘균형’을 맞추는 기적 같은 순간을 무대로 보여주는데 중점을 줬다. 기울어진 대형 LED 구조물이 점차 중심을 맞추는 무대 연출, 감정의 서사에 따라 흐르는 세트리스트,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되는 VCR 등 시청각적 장치를 통해 ‘균형’의 메시지를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포문은 미니 2집 타이틀곡 ‘틸트’가 열었다. 아이린과 슬기는 각기 다른 음색과 춤선의 유려한 합이 돋보인 ‘틸트’ 무대를 통해 ‘퍼펙트 케미’를 보여줬다. 특히 파워풀하면서도 절제된 퍼포먼스는 시선을 제대로 강탈했고, 팬들은 노랫말을 떼창하고 응원봉을 흔들며 열정적으로 호응했다. 이어진 ‘필 굿’과 ‘트램펄린’ 무대에선 고혹적인 매력을 뿜어냈다. 특히 ‘트림펄린’에선 왜 아이린과 슬기가 유닛을 결성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의 트윈 안무를 선사하며 유닛의 정당성을 보여줬다.
 | 레드벨벳-아이린&슬기(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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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은 오프닝을 마친 뒤 “아이린&슬기로 데뷔한 지 5년 만에 처음으로 콘서트를 열었다”며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객석을 가득 채워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슬기는 “두 번째 공연이 더 떨리는 것 같다”며 “여러분을 보니 긴장감이 설렘으로 바뀌는 것 같다”고 말하며 무대를 이어갔다.
아이린과 슬기는 ‘다이아몬드’, ‘놀이’ 무대를 통해 열기를 더 뜨겁게 달궜다. 고혹적인 페어 안무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각기 다른 음색의 조화로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팬들은 매 곡마다 떼창으로 화답하고 피처링하듯 환호성을 내질렀고, 아이린과 슬기는 팬들의 열렬한 성원에 화답하듯 아이컨택을 하고 손을 흔들어주는 등 팬소통을 이어갔다.
아이린과 슬기의 이름을 내건 콘서트인 만큼 두 멤버의 솔로 무대도 마련됐다. 같은 듯 다른 두 멤버의 솔로 무대는 ‘솔로 아티스트’ 아이린과 슬기의 매력을 풍부하게 만끽할 수 있었다.
먼저 무대에 오른 슬기는 ‘프레잉’, ‘데드 맨 러닌’을 통해 고혹적인 몸짓에 폭발적인 보컬을 쏟아내며 압도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절제된 감정을 담은 안무가 압권인 ‘프레잉’, 공연장 지붕을 뚫을 듯한 파워풀한 보컬로 디바의 면모를 과시한 ‘데드 맨 러닌’ 무대는 슬기의 음악적 역량을 보란듯이 입증했다.
 | 레드벨벳-아이린&슬기(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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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무대에 집중했으면 인중에 립스틱이 묻을 정도. 그만큼 무대를 위해 열정 가득한 슬기의 에티튜드가 돋보였다. 이어진 ‘롤린’ 무대에선 상큼하고 통통 튀는 매력을, ‘베터 데이즈’에선 도발적인 안무로 매력 포텐을 터트렸다.
비주얼부터 압도적인 아이린은 ‘스트로베리 실루엣’과 ‘콜링 미 백’을 통해 고혹적인 매력을 뽐냈다. 우아한 보컬에 매혹적인 독무가 어우러져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특히 ‘콜링 미 백’ 무대 도중 아이린이 손짓을 할 때마다 객석 곳곳에선 귀가 찢어질듯 함성이 쏟아졌다. 모처럼 만난 ‘카-칭’과 ‘스타트 라인’ 무대에선 아이린의 깜찍 발랄하면서도 큐티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었다. 멋있고 카리스마 넘치는 아이린&슬기 유닛에선 볼 수 없는 무대여서 더욱 값지게 느껴졌다.
 | 아이린(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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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기(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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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 슬기의 솔로 무대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이린의 솔로 대표곡 ‘라이크 어 플라워’, 슬기의 솔로 대표곡 ‘베이비, 낫 베이비’ 무대가 펼쳐지자 객석에선 엄청난 떼창과 환호가 쏟아졌다. 유닛이기 이전에 솔로 아티스트로 존재감이 남다른 아이린과 슬기의 음악색을 충분하게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유닛으로 선보인 ‘비 내추럴’ 무대는 감동 그 자체였다. SM루키즈 유닛으로 첫 공개했던 무대를 약 11년 만에 재현해 오랜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춰 온 두 멤버의 서사를 보다 특별하게 풀어낸 것이다. 한 팬은 SM루키즈 유닛으로 활동했던 아이린과 슬기의 사진을 무대 내내 흔들어 남다른 감흥과 여운을 선사했다. 아이린과 슬기에게도, 팬들에게도 추억이 몽글몽글 맺는 무대이자 순간이었다.
아이린&슬기 유닛의 대표곡인 ‘몬스터’ 무대에선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나왔다. 아이린&슬기 유닛의 음악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인 만큼 두 멤버는 몸이 부서져라 박력 넘치는 무대를 꾸몄다. 이를 본 팬들은 엄청난 떼창과 환호로 뜨거운 화답했고, 아이린과 슬기는 있는 힘껏 무대를 펼치며 최고의 순간을 선사했다.
 | 레드벨벳-아이린&슬기(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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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도 화끈했다. 아이린과 슬기는 ‘젤리’에 이어 레드벨벳 곡인 ‘빨간 맛’과 ‘짐살라빔’ 무대를 꾸몄다. 솔로부터 유닛, 단체까지 아이린과 슬기, 레드벨벳의 히스토리를 무대 위에서 차곡차곡 펼쳐내 서사를 완성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조이와 웬디도 콘서트장을 찾아 아이린과 슬기를 응원하는 등 멤버간 우애가 돋보였다.
아이린과 슬기는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직접 낸 아이디어가 실제로 실현되는 과정을 보면서 열정이 가득해졌다”며 공연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그러면서 두 멤버는 서울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아시아 투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아이린&슬기는 이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7월 4일 싱가포르, 7월 12일 마카오, 7월 19일 방콕, 8월 3일 타이베이, 9월 13일 쿠알라룸푸르, 9월 24~25일 도쿄 등 아시아 투어로 총 7개 지역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