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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23일 장중 1302.80원까지 오르면서 200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1300원을 돌파한 가운데 오늘과 내일이 향후 환율 방향성을 가를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민 연구원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환율의 단기 고점은 오늘 종가와 내일 환율 시작가, 종가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만약 종가 기준으로 1300원을 막지 못하면 피보나치 차트상 다음 고점으로 보이는 1350원이 금방 뚫려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도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104선에서 보합권 움직임을 보였으나 원화 가치는 달러당 1302원을 넘어서며 훨씬 더 큰 약세를 보였다. 역내외 달러 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원화 절하 압력이 커진 탓이다.
민 연구원은 “영국 5월 물가가 40년래 최고치를 두 달 연속 찍으면서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이 영국 중앙은행(BOE)이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환율에 대한 물가 부담감이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어 자국 통화가치 방어를 위한 환율 전쟁이 일어난다면 달러화 자체의 추가 강세 모멘텀이 나오긴 쉽지 않지만 원화의 약세가 가속화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 1300원이 뚫리면서 시장에선 이미 추가 상승 대한 자신감이 붙어있다는 것이 위험요인이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이 구두개입과 동시에 시장을 강하게 눌렀는데 그정도 수준은 되어야 시장 심리를 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7월 기준금리 빅스텝(0.50%포인트 인상)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데다가 길게 봤을 때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은이 빅스텝에 나선다면 당시에는 원화 강세 재료로 소화될 수 있겠지만 이후 경기 둔화나 침체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오히려 외통수가 될 수 있다”면서 “6월 유럽중앙은행(ECB)가 매파적 발언을 내놨지만 유로화는 오히려 떨어졌다. 일본을 제외하더라고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빅스텝을 제외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