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지난해 상장 식품회사의 결산배당 시가배당률이 평균 2.42%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은행 정기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짠물배당’ 수준이다. ‘선배당기준일 후배당액결정’의 ‘깜깜이배당’을 하는 기업들도 최소 4곳이 나왔다.
 |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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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지난해 결산배당을 밝힌 13개 상장 식품회사의 보통주 기준 시가배당률 평균은 2.42%로 확인된다. 13개 상장 회사는 KT&G(033780)와 삼양사(145990), 매일유업(267980), 하이트진로(000080), 롯데칠성(005300), 롯데웰푸드(280360), 동원F&B(049770), 오리온(271560), CJ프레시웨이(051500), 농심(004370), CJ제일제당(097950), 풀무원(017810), 삼양식품(003230)이다. 시가배당률은 배당금이 배당기준일 주가의 몇 %인지를 나타낸 것으로 배당주에 투자할 때 실제 들어간 비용(주가) 대비 배당금 수익률이 얼마인지를 말해준다.
지난해 13개 식품기업 결산배당률 평균은 같은 13개 식품기업의 전년도 결산배당률 평균 2.11%보다 0.31%포인트(p) 높다. 반면 한국은행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기준) 기준으로 지난해 예금은행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3.48%)에 견주면 1.06%p 낮다. 2023년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시가배당률 평균 2.72%와 비교해도 0.3%p 낮다. 식품기업이 ‘짠물배당’을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개별기업을 보면 KT&G가 3.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양사(3.6%), 매일유업(3.49%), 하이트진로(3.4%), 롯데칠성(3.3%), 롯데웰푸드(3.2%)가 3%대 시가배당률을 보였다. 다음으로 동원F&B(2.57%), 오리온(2.4%), CJ프레시웨이(2.2%)가 2%대 시가배당률을 기록했다. 이어 농심(1.3%)과 CJ제일제당(1.2%)이 1%대, 풀무원(0.8%)과 삼양식품(0.2%)은 1%도 채 되지 않는 시가배당률에 머물렀다.
5개 기업은 전년보다 시가배당률이 낮아졌다. KT&G(4.4%→3.8%, -0.6%p), 삼양식품(0.5%→0.2%, -0.3%p), 심양사(3.9%→3.6%, -0.3%p), 풀무원(0.97%→0.8%, -0.17%p), 하이트진로(3.5%→3.4%, -0.1%p) 가 그런 기업이다. 반면 8개 기업은 전년보다 시가배당률이 높아졌다. 오리온(1.1%→2.4%, 1.3%p), 매일유업(2.24%→3.49%, 1.25%p), 롯데칠성(2.3%→3.3%, 1%p), 롯데웰푸드(2.4%→3.2%, 0.8%p), CJ프레시웨이(1.74%→2.2%, 0.46%p), CJ제일제당(0.8%→1.2%, 0.4%p), 동원F&B(2.4%→2.57%, 0.17%p), 농심(1.2%→1.3%, 0.1%p)등이 그렇다.
지난해 배당금을 이미 결정한 13개 기업 가운데 배당받을 주주를 먼저 정한 후에 배당금액을 정하는 이른바 ‘깜깜이 배당’(선배당기준일·후배당액결정)을 한 식품회사도 여전히 적지 않다. 농심과 하이트진로, 삼양사, 매일유업는 지난해 결산배당액을 결정하기 전인 지난해 12월31일을 배당받을 주주를 결정하는 배당기준일로 잡아 여전히 ‘깜깜이 배당’ 관행을 유지했다. 이들 기업의 투자자는 배당금을 얼마 받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를 하고 몇달 뒤 진행되는 배당결정을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
아직 배당을 결정하지 않은 SPC삼립(005610), 크라운해태홀딩스(005740), 남양유업(003920) 역시 정관상 배당기준일을 매결산말일로 지정해 놨기 때문에 지난해 배당에서도 ‘깜깜이 배당’이 예상된다. SPC삼립 관계자는 “주주친화정책 일환으로 배당기준일을 이사회가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관 변경을 이번 주주총회에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 대상과 오뚜기, 빙그레는 지난해 정관 변경을 거쳐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정하는 날로 배당기준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해 배당절차를 개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