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가 어때서?...'아프니까 청춘이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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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 만든 사각지대
진료기록 남을까, 정신과 이용에 대한 청년부담 커
사회가 만들어낸 정상인의 범주, 청년 더욱 아프게 한다
  • 등록 2019-09-04 오전 11:59:27

    수정 2019-09-04 오후 6:27:57

[이데일리 윤로빈 PD]정신질환자는 범죄자?

최근 미디어에서는 조현병 환자의 범죄 사례가 연이어 보도되었다. 사례 하나하나가 충격적이고 크게 보도되다 보니, 조현병 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이에 대해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러한 양상이 과열되면서 ‘범죄자는 정신질환자’, ‘조현병 환자는 공포의 대상’이라는 단편적 시각이 늘어나는 문제도 생기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16년 실시한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신질환의 평생 유병률은 25.4%였다. 성인 4명 중 1명 꼴로 평생 한번 이상의 정신질환을 겪는 것이다. 연령별로 살펴봤을 때 18~29세에 속한 이들이 가장 정신장애 유병률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취업난과 경쟁심화를 청년 정신질환유병의 주요원인으로 꼽았다. 불경기, 수저계급, 차별 등 사회의 다양한 문제 속에서 정신건강이상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심리학이나 공감 문제를 다룬 서적, 영상, 지자체 프로그램 등의 인기도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정신건강에 대한 전문적 진료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비율은 22.2%. 미국 43.1%, 캐나다 46.5%, 호주 34.9%인 데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편견이 만든 사각지대

·취업에 문제가 될거야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에 대한 부담은 청년세대에서 특히 도드라진다. 정신과 진료 기록이 취업이나 진로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큰 탓이다. (진료기록은 본인 동의 없이 절대 열람이 불가하다. 취업과정에서 관련기록을 제출하도록 하는 것 역시 불법이다.) 실제로 취업관련 커뮤니티나 대학교 커뮤니티에서는 ‘정신과 기록이 취업에 영향을 끼치냐’는 질문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노력을 안해서 그래 여기에 청년들의 노력, 정신력에 대한 기성세대의 무분별한 비판과 편견이 더해지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정신적,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년들에게 ‘안 힘든 사람이 어디 있냐’, ‘나약하다’, ‘노력해라’같은 반응은 청년으로 하여금 ‘정신적 어려움을 혼자 이겨보겠다’는 생각을 유발한다.

·진료비용, 비싸지 않을까? 높은 정신과 진료비용에 대해 부담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 정신과의 경우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환자의 심리, 정신 상태를 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타 진료과목에 비해 진료시간이 길다. 진료시간이 길다 보니 자연스레 비용도 올라갈 수 밖에 없는데, 경제력이 낮은 청년세대에게 이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결국 자신의 질환이나 심리상태에 대해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앓다가 질환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다. 정신질환의 경우 눈에 드러나는 질병이 아니다 보니 주변에서 알아보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본인 조차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정신건강 복지,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복지부는 2019년,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세대의 우울증을 조기 발견하여 치료할 수 있도록 40세?50세?60세?70세에만 시행하던 정신건강 검사(우울증) 대상을 20세와 30세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각 지자체에서도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정신건강상담, 재활프로그램, 가족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할 뿐 아니라, 전문 병원이나 심리상담센터를 연계, 치료비 지원 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만연해 청년들의 복지서비스 진입이 어렵고, 정신질환 발병률에 비해 국가의 경제적 지원이 미흡하다. 정신보건센터의 인력이 부족해 대기환자가 줄을 잇다 보니 센터를 한번 이용하기도 쉽지 않고 지역별로 정신보건 지원이 편중되어 있어, 비수도권 청년의 경우 이마저 혜택도 받기가 어렵다.
‘아프니까 청춘?’ 아프면 병원에 가야죠

정신의학과 통원 경험이 있는 청년들은 사회분위기와 편견을 큰 문제로 지적했다. ‘정상인’에 대한 기준과 편견에 기초해,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는 경쟁사회가 청년들을 더욱 압박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유발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조차 사회는 ‘개인의 노력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사회로부터 받은 고통으로 유발된 병에 사회적 편견과 압박이 더해지면서 질병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헬조선’, ‘수저계급론’ 등의 단어가 여전히 활발하게 반복되는 가운데서도 청년들의 ‘노오력’을 강요하는 사회분위기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또한 사회는 이 ‘노오력’을 통해 좋은 대학교와 번듯한 직장, 결혼과 육아라는 ‘정상적인 삶의 기준’에 따를 것을 제시한다. 개인의 삶은 저마다 다르지만 사회에서 만들어낸 생애주기 별 과업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가 만들어낸 정상의 범주와 ‘청춘은 원래 그런 것’이라는 무책임한 말 속에서 청년들은 여전히 고통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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