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안팔리네"…팬데믹 끝났는데 전세계 재고 급증한 이유는?

글로벌 재고자산 올해 9월 2조 1237억달러
제품 판매 후 현금 회수까지 기간도 석달 육박
"코로나 끝나 잘팔릴줄 알았는데"…지갑닫은 中소비자
美·유럽도 둔화 추세…"소비위축 심화·생산축소 우려"
  • 등록 2023-12-05 오후 1:05:14

    수정 2023-12-05 오후 1:16:0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해 전 세계 제조업계에 쌓인 재고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30% 가까이 급증했다. 중국의 경기가 둔화하면서 수요가 부진해진 탓이다. 재고 조정이 장기화하면 기업들이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수요 위축 심화 및 생산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5일 금융정보 서비스업체 퀵(QUICK)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 세계 4353개 제조업체의 재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은 지난 9월 말 기준 총 2조 1237억달러(약 2789조 2700억원)어치의 재고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2% 증가한 수준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직전해인 2019년(1조 6576억달러)과 비교하면 28% 급증한 규모다. 올해 3월 말엔 재고자산이 2조 2014억달러로 최근 10년래 최고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나마 기업들이 재고 감축을 위해 노력하며 줄어든 것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처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3분기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평균 재고자산 회전일수는 87.2일을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즉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타격을 크게 입었던 2020년 2분기(91.6일) 다음으로 긴 기간이다. 재고자산 회전일수는 기업이 재고를 팔아 현금으로 회수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뜻한다.

업종별로는 산업기계의 재고자산 회전일수가 112일로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측·제어기기 등 전자장치·기기 부문 역시 140일로 역대 최장 수준이다. 전체 약 40개 세부 업종 가운데 70% 이상의 재고자산 회전일수가 전년 동기보다 길어졌다.

중국의 경기 둔화 및 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재고 과잉의 최대 원인으로 꼽힌다. 팬데믹이 끝나고 공급망이 정상화하면서 기업들이 생산을 늘렸지만, 예측과 달리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로봇 제조업체인 화낙은 “중국의 설비투자 관망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공장 자동화 기기의 재고 조정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에어컨 제조업체 다이킨공업도 “중국의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재고가 좀처럼 유통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유럽은 물론 상대적으로 경기 호조세를 보이는 북미에서도 재고가 계속 쌓여가는 추세다. 스웨덴 산업기계 기업인 샌드빅은 “재고 조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직 불투명하다”고 토로했다. 일본 미쓰비시전기는 북미 에어컨 및 가전사업 부문에서 재고가 쌓이며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엔진 제조 대기업인 커민스도 건설 부문에서 판매가 줄었다고 전했다.

전 세계 각 기업들은 남아도는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재고가 현금흐름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집계가 가능한 4076개 제조업체의 지난해 순이익은 총 9459억달러로 팬데믹 이전보다 42%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CF)은 1조 3752억달러로 24% 증가에 그쳤다. 닛케이는 “재고자산 증가가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CF를 2500억달러 끌어내렸다”며 기업들이 판매량 만큼의 현금을 창출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러한 현상이 언제 끝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미국마저 최근 소비가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다,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도 예측하기 쉽지 않아서다. 닛케이는 “컴퓨터 하드웨어 등 일부 산업 분야에선 재고조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조정이 장기화하면 수요 위축 심화, 생산 축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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