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제21대 최연소 국회의원이었던 류호정(32) 전 의원이 목수가 된 근황이 전해진 가운데 “‘철딱서니 없는 국회의원’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고 밝혔다.
 | 21대 최연소 국회의원이었던 류호정 전 의원이 최근 목수가 된 근황을 전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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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전 의원은 1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총선 후보 등록을 포기한 뒤 백수가 됐다”며 “이후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 고민하던 중, 피와 땀을 흘리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늘 따라다니던 ‘고생 모르는 철딱서니 없는 국회의원’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진짜 고생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며 정치를 떠난 지금 목수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전했다.
이어 “회사 대표님을 만나서 ‘취업하고 싶다’고 했더니 ‘진지하게 목수가 되려는 게 맞느냐’고 세 번이나 물었다”며 “전직 국회의원이 육체노동을 하겠다고 하니 반신반의하셨던 거다. 지금은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페미니즘 운동은 더 이상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는 “새 직장에 적응하느라 다른 고민을 할 시간이 없었다”면서 “페미니즘이 특정 스테레오타입(고정관념)에 머물지 않고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은 한다. 다른 의견을 갖는 사람도 포용해야 더 큰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 페미니스트로서 나 역시 그렇게 살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정치인으로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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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정치라는 게 꼭 당직이나 공직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시민으로서 좋은 정치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생각”이라며 “앞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지해주셨던 분들과 열심히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류호정 전 의원은 대학 졸업 후 게임회사에 취업해 사내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다 퇴사해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다 2020년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해 ‘최연소 국회의원’ 타이틀을 얻었다. 2024년 1월 정의당을 탈당하며 의원직을 내려놓은 그는 개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겨 성남갑 공천을 받았으나, 총선 직전 “제3지대 정치는 실패했다”며 출마를 포기했다.
류 전 의원의 목수가 된 근황은 지난 1월 SNS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 그는 “작년엔 기술 배우러 목공 학원을 다녔다”면서 공방으로 보이는 곳에서 작업 중인 모습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인테리어·가구 회사의 ‘목수’로 명시돼 있는 명함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틈틈이 뉴스도 보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 가지며 바라보고 있지만 이제 전직과 이직은 그만하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한다”며 현재의 삶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